울주군 서생 해안

▲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나사리.
진하해수욕장·솔개마을·나사마을·간절곶 해맞이공원…

울주군 서생면 해안도로 따라 곳곳에 한적한 해변 즐비

시원한 바닷바람 때묻지않은 자연 가족나들이 안성맞춤

본격적인 여름을 꼭 한 달 앞두고 있다. 너도 나도 떠나는 피서가 싫다면 이번 주말 당장이라도 소풍 떠날 준비를 하자. 울산에는 생각지도 못한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가 즐비하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바닷가도 한 여름의 복잡함이 싫은 바다 마니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공간이다.

한적한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가족과 함께 가져온 고기를 구워먹는 맛도 제격이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우리 가족이 주인이 될 수 있는 공간은 서생 해안가에 널려 있다.

해안길을 달리며 적당하다 싶은 곳에 차를 세우고 바닷물에 발을 적시면 된다. 그 곳이 바로 오늘 하루 내가 주인이 될 공간이다. 발품을 팔면 아늑하고 푸른 소나무로 뒤덮인 금상첨화의 자리도 만날 수 있다.

눈요기하는 것처럼 한 번 보고 지나칠 게 아니라 가족과 함께 소중한 시간과 추억을 만들며 머물 자리를 찾는 나들이 장소를 소개한다.

■ 백사장, 해수욕장

해수욕장은 행정기관에서 관리하는 백사장이다. 자연 그대로의 공간이 아니라 전체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행정기관이 지정하고 관리한다. 울주군 지역에는 진하해수욕장이 유일한 지정 해수욕장이다. 울주군이 지정하며 매년 7월 개장해 8월 폐장한다.

진하해수욕장은 울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수욕장이다. 도심 근교에 위치해 피서를 떠나는 맛도 있고, 본격적인 여름 물놀이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발 디딜 틈없이 사람들로 꽉꽉 들어차는 진하해수욕장도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중순까지는 한적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있다. 넓게 펼쳐져 있는 백사장 남쪽 끝에는 송림으로 뒤덮힌 작은 숲이 있다. 자연 상태로 만들어진 송림 중간의 그늘에 앉아 있으면 여기가 바닷가 인지 잊을 정도로 우람한 소나무들과 한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간절곶 해맞이 공원 우체통
송림은 200~300m 길이에 넓은 곳은 50m 가량 폭을 갖추고 있다. 바로 앞에는 피서객들의 손을 덜 탄 하얀 백사장도 있어 가족과 함께 소풍 나오기 알맞은 곳이다. 아이들의 물놀이 장소로 적격이며 부모에게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진하해수욕장에서 차로 5분 정도만 가면 솔개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에도 300~400m 가량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이 곳은 해수욕장이 아니다. 그냥 백사장이다. 백사장은 말 그대로 자연 그대로의 해안가다. 해수욕장처럼 행정기관이 지정·관리하는 곳도 아니며 사람들의 발길도 그렇게 많지 않다. 아는 사람만 찾는 곳이다.

한 여름 사람으로 뒤덮힌 해수욕장이 질색이라면 이 곳을 추천할 만하다. 백사장 뒤 쪽에는 어촌 마을의 작은 집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그리고 백사장 끝에는 우람한 돌 벽이 우뚝 서 있어 백사장과 잘 어울린다.

이 곳에는 반드시 그늘막을 가지고 가야 한다. 푹신한 모래 위에 넉넉하게 그늘막을 설치하면 더 넓은 백사장이 모두 내 것이다. 사람도 많이 찾지 않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공간이다.

서생 해안가에는 또 나사마을 백사장이 있다. 이 곳은 한 때 해수욕장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이제는 백사장 넓이가 크게 줄어들어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나사마을의 백사장은 어촌마을과 한데 섞여 있어 일하는 어부들에게 쉬는 모습이 좋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백사장 끝에는 마을도 없고 사람의 왕래도 적어 가족과 함께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공간이 있다.

■ 나만의 공간

솔개마을 백사장에서 간절곶 해맞이공원 방향으로 바닷길을 2~3분 정도 달리면 작은 해안가를 만날 수 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간절곶 해맞이공원 방향으로 달리다 바닷가의 육상 양식장을 지나치자 마자 왼쪽 해안가에 형성돼 있는 작은 대나무 숲이 눈에 띄면 그 곳에 차를 세워야 한다.

대나무 숲 중간에 나 있는 조그마한 오솔길을 내려가면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해안이 나타난다. 울퉁불퉁, 뾰족한 해안 암석과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야트막한 바닷가에는 사람 손을 잘도 피해 다니는 작은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해안가에는 자갈이 깔려 있어 반드시 푹신한 간이 메트리스를 가져가는 게 좋다. 그리고 그늘막도 챙겨야 한다. 아이들과 작은 바다 게와 해안에 서식하는 해초 등을 따거나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당연히 우리 가족 만의 공간으로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아 더 좋다.

여유롭게 낚시를 해도 좋고 선탠을 해도 좋다. 간섭하는 사람이 없는 우리 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도 안성마춤이다.

여기에서 간절곶 해맞이공원을 지나 바다와 접한 해안길을 지나다 보면 평동마을 못미쳐 작은 해안가가 또 나온다. 여기는 바로 옆 간절곶 해맞이공원과는 또 다른 한적한 분위기 속에 바다의 속살을 볼 수 있다.

검푸른 해안 바위와 그 중간중간에 드러나 있는 작은 공간은 또 다른 휴식처가 될 만하다. 그늘막을 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도 좋다. 텐트 바로 앞에 더 없이 크게 펼쳐져 있는 바다는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탁 트여질 정도로 시원하다.

이 곳을 지나 나사마을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외국의 이름난 명소에서나 볼 수 있는 바닷가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게 된다. 드라이버 삼아 달려도 또 다른 나들이가 될 수 있다.

글=박정남기자 jnp@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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