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결혼이민자에게 일자리를 찾아주자
- 결혼이민자 여성 운영 ‘다드림’카페 -

▲ 울산시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은 결혼이민자여성들이 직접 운영할 다드림 카페를 마련하고 지난 19일 문을 열었다.
‘바리스타교육’ 이수한 결혼이민자 여성 일자리 만들기

북구청, 공동모금회, 지역 기업체 후원으로 카페 개설

전문직 주부로 한국사회 안착·건강가정 조성 모델로

지난 4월 울산시 북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의미있는 교육과정이 마련됐다. 울산시 북구청, 울산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현대자동차, 경동도시가스 등의 후원으로 마련됐던 ‘바리스타 양성교육’은 결혼이민자 여성들의 가장 큰 희망인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 남성과 결혼한 다른 나라 출신의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 가장 큰 꿈은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한국사회에 잘 정착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행복한 가정을 가꾸며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가 큰 도움이 된다. 일자리를 가진다는 것은 행복한 가정과 자신의 삶을 가꿔나가는 보편적인 삶의 목적도 달성하는 버팀목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혼이민자 여성의 일자리는 건강한 다문화가정과 다문화사회를 담보하는데도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한다.

이처럼 중요한 일자리를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만들어 주기 위해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은 베트남, 중국 등 외국 출신 결혼이민자 여성 10명을 바리스타로 만드는 밀도높은 교육을 실시했다.

□다문화가정의 꿈, 행복한 일자리

▲ 결혼이민자여성들이 운영하게 될 ‘다드림 카페’ 내부.
울산시 북구종합사회복지관에는 사회복지시설에 걸맞지 않는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19일 문을 연 이 ‘다드림’ 카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커피숍과 별반 다를 게 없다.

19일 열렸던 개소식에서 이정석 북구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취업 취약계층인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다양한 방안을 더 많이 찾아내겠다”며 “이들이 울산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갈 수 있도록 이번에 오픈한 카페가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카페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장은 이 카페의 운영과정을 지켜보면서 더 많은 카페를 만들어 보다 많은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개소식에는 강석구 북구청장과 윤임지 북구의회 의장, 이정석 북구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등이 참석해 개소를 축하했다.

개소식 행사장에서 결혼이민자 여성들은 베트남 전통무용과 한국 전통무용을 공연하며 카페 오픈을 축하했으며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받은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직접 만든 맛있는 커피 등을 참석자들에게 내놓았다.

이 카페에는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이 실시했던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수료한 베트남, 중국 출신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일하게 된다. 카페 시설은 울산시 북구청과 (주)경동도시가스, (주)현대자동차 등에서 설치비용을 지원했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 권지현 팀장은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 이 카페는 매우 소중한 공간”이라며 “낯선 땅 한국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울산에서 지역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문화를 공유하며 다문화가정의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드림’ 카페의 의미

▲ 북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받은 결혼이민자여성들이 다드림 카페 개소식 참석자들에게 줄 차를 직접 만들고 있다.
이 카페가 탄생하기까지는 긴 과정이 필요했다. 카페를 운영할 결혼이민자 여성을 교육하는 일에서부터 교육과정 비용 충당, 카페 공간 확보, 개소 비용 마련 등 여러가지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울산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북구청을 포함한 지역 기업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됐다. 그리고 사업 시작 6개월여 만에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마치고 카페가 문을 여는 결실을 맺게 됐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은 행복을 찾기 위해 고향을 멀리하고 머나먼 한국땅을 찾아온 외국인 며느리들에게 전문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이를 통해 이들이 자아를 발견하며 지역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하는 데 이 카페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카페는 또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일자리를 가짐으로써 지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무엇보다 건강한 다문화가정과 다문화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모델이 될 것으로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작은 카페가 갖는 의미는 또 있다. 이 카페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결혼이민자 여성을 전문적으로 교육시켜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그동안의 프로그램이 체계화되는 의미를 갖게 된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은 이 카페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결혼이민자 여성을 바리스타로 만들기 위해 실시했던 교육과정과 카페의 문을 열기 위해 거쳤던 개소비용 마련, 공간 확보 등의 과정을 다시 밟으면서 새로운 카페를 더 많이 개소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카페에서 일했던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도심지의 일반적인 카페에서도 충분히 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고, 이를 통해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지역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더 많이 확대되도록 하는 전초기지 역할도 하게 된다.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일자리는 돈을 버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다.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것은 물론 행복한 가정과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자립의 의미를 담고 있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은 이 카페가 한 여성의 자립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데 특히 더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