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에 의해 지난 1999년 12월 스파이 혐의로 구금됐던 전직 니혼게이자이 신문 기자인 스기시마 다카시씨(62)가 12일 일본으로 송환됐다.

 일본 외무성은 스기시마씨가 이날 오전 조건없이 북한에서 풀려나 베이징을 거쳐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면서 이번 석방조치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석방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지 2주 만이며, 그의 한·중·일 순방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태에서 단행됐다는 점에서 북·일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금년 들어 일본 외무성측에 양국간 국교정상화를 위한 교섭재개 의향을 타진했으며, 실제로 1월에는 중국에서 심의관급 북·일 접촉이 이뤄진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조치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적극적인 제스처라는 시각도 있다.

  외무성은 그러나 부시의 연설 때문에 북한이 스기시마 기자를 석방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하면서 "그의 석방은 일본이 북한에 지속적으로 촉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외무성은 또 스기시마의 석방에 관한 북한과 일본의 접촉여부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은 채 한달 전에 북한이 처음으로 스기시마씨를 석방할 의향이 있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스기시마는 1999년 11월 30일에 노동적군파 의장인 시요미 다카야가 이끄는 대표단 일행으로 북한에 입국했다가 휴대용 녹음기와 카메라로 한국과 일본을 위해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심을 받아 북한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그러나 외무성측은 스기시마씨에게 스파이 활동을 의뢰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해 왔다. 도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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