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결혼이민자에게 일자리를 찾아주자- 다문화가정 자녀 학력향상 도우미 -

▲ 세계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여러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접촉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결혼이민자여성·다문화가정 학부모 강사 초빙 ‘이중언어교실’

어릴때부터 여러나라 문화·언어 접촉 거부감 완화시키는 효과

다문화가정 자녀 언어발달 위해 대학생멘토 1대 1 방문학습도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하나를 손꼽으라면 대부분 자녀의 교육문제를 지적한다. 자녀가 이미 장성한 가정은 과거 그런 과정을 거쳤으며 자녀가 없는 가정이라도 앞으로 다가올 자녀교육 문제는 비켜갈 수 없는 과제다.

이처럼 자녀교육에 집착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사교육이 판을 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고 이같은 교육열에 짓눌려 온 사람들 조차도 과도한 교육열이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기러기 가족이 양산되고 자녀교육을 위해 이중 직업을 갖는 일은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못할 정도다.

과도한 교육열은 초등학교 자녀를 가진 가정에서부터 여러가지 부작용을 양산할 정도로 고착화되고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과도한 교육열은 한국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다문화가정도 예외는 아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은 이들이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느냐 못하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정도다. 대부분 결혼이민자 여성과 한국 남성으로 이뤄진 다문화가정은 어머니가 자녀교육을 맡는 한국사회의 전통적인 가치관 때문에 자녀교육을 더욱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자녀의 어머니인 결혼이민자 여성이 과도한 교육열을 보이는 한국적 교육현실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교육문제에 어떻게 대처하고 적절한 방안을 찾느냐가 중요하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고 그 곳에서 생활하며 익혔던 언어와 문화를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장점에도 현재 우리 사회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문제는 이같은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다른 나라의 문화와 풍습, 언어를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머니가 알고 있는 언어 만이라도 자녀에게 물려줄 경우 이 자녀는 최소 2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이같은 장점을 최대한 살려보겠다는 게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복안이다.

△이중언어교실

울산시가족문화지원센터에서는 결혼이민자 여성이나 다문화가정 학부모를 강사로 위촉해 울산지역 초등학교에서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가르치는 ‘이중언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울산지역 2개 지역 교육청과 공동으로 4개 학교를 선정해 다문화가정 자녀를 포함한 전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울산시가족문화지원센터가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것은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늘어나면서 초등학교 현장에서 빚어지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여러 문화를 가진 다문화가정 자녀와 다른 초등학생들이 자연스레 어울리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부모를 강사로 위촉해 지역 초등학교에서 강의를 하도록 해 초등학생들이 다문화가정의 자녀와 자연스레 어울리게 하고, 이들 다문화가정 자녀가 사용하는 언어와 문화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결혼 한 어머니·아버지가 사용하는 언어를 물려받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언어사용 능력을 적극 권장해 다문화가정 자녀와 일반 학생들이 2개 언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또 다른 목적 중 하나다.

이같은 교육에는 다문화가정의 학부모와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강사로 나설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한국사회의 공교육 현장에서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셈이 된다.

이 프로그램이 잘 정착될 경우 초등학교 공교육 현장에 결혼이민자 여성의 모국 언어와 문화가 자연스레 접목되는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이점을 얻게 된다.

△찾아가는 1대1 맞춤학습

찾아가는 1대1 맞춤학습 프로그램은 이중언어교실과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의 언어 발달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대학생 멘토가 강사로 나서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며 다문화가정 자녀가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데 도움이 되도록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 멘토(강사)가 다문화가정이나 학교를 방문해 다문화가정 자녀, 결혼이민자 여성, 북한이탈 주민의 자녀 등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대학생 강사를 도와 여러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가진 다문화가정의 학부모, 자녀의 교육을 자연스레 설명하고 돕는 보조 도우미의 역할이 중요하다.

결혼이민자 여성들은 이같은 대학생 강사를 도와 자기 나라 결혼이민자 여성과 그 자녀에게 한국어 교육과 자녀의 맞춤학습을 돕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 울산의 다문화가정 자녀교육

다문화가정 자녀 408명 학교 다녀

초등생 289명으로 가장 많이 분포

상급학교로 갈수록 진학률 떨어져

학교생활 적응 돕는 지원정책 필요

▲ 결혼이민자여성들은 초등학교 현장에 여러 나라의 문화, 언어 등을 자연스레 스며들게 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울산에는 학교를 다니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모두 408명이다. 초등학생이 289명으로 가장 많고 유치원생 62명, 중학생 46명, 고등학생 11명 순이다.

국적별로는 일본 출신이 114명으로 가장 많으며 중국 52명, 필리핀 48명, 베트남 46명, 중국 조선족 25명 등이다. 태국, 싱가포르, 대만 출신의 부모를 둔 자녀들도 1명씩 있다.

그런데 이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상급 학교 진학이 저조하다. 지난해 울산지역 다문화가정 자녀 중 정규교육을 받는 학생은 203명에 불과했으며 이들 중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탈락하는 학생은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울산지역 다문화가정 자녀 중 초등학생은 40% 가량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중학생은 50%, 고등학생은 63.2%가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취학률이 떨어지는 것은 가정불화와 학교에서의 ‘따돌림’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이중언어교실, 1대1 맞춤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학교현장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하고 여기에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박정남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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