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연합뉴스)2002솔트레이크시티의 참가 선수중 최고령자는 어느 종목 선수일까? 빙판 위로 돌을 밀기만 하면 돼 가장 체력 소모가 적을 것같은 컬링이나 속도의부담감없이 눈밭 위를 달리는 크로스컨트리가 우선 생각나지만 둘 다 아니다.

 바로 53년생으로 올해로 48세인 앤 애버내티(버진 군도)가 올림픽에서 도전장을내던진 종목은 다름아닌 시속 110㎞ 이상으로 빙면을 질주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스포츠」 루지.

 자식뻘되는 동료 선수들에게는 「루지 할머니(Grandma Luge)」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애버내티는 이번이 5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남들은 은퇴할 나이인 32살에 루지를 처음 탄 그는 88년 캘거리올림픽부터 줄곧참가해왔지만 「물론」 메달권에 접근해 본 적도 없다.

 「루지 할머니」라고 적힌 루지를 타고 출전한 98년 나가노대회 1인승에서 24위에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고 올림픽뿐만 아니라 월드컵 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하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올시즌도 종합 랭킹 32위에 올라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버진 군도에서 살고 있는 애버내티는 후진 양성에도 힘써 이번 대회에 최초의 흑인 여자 루지 선수로 이름을 올린 다이나 브라우네와함께 버진 군도 대표로 참가했다.

 아쉽게도 성적은 시원치 않아 이들은 13일(한국시간) 열린 1.2차 레이스에서 참가 선수 29명중 경기를 포기한 1명을 제외하고 최하위인 27위(애버내티)와 28위(브라우네)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애버내티는 『목표는 경기에 참가하는 것 자체였고 이를 이뤄 너무 기분이 좋다』며 내일 열리는 3.4차 레이스에서도 선전할 것을 다짐했다.

 『루지에 대한 사랑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애버내티는 스포츠 자체에 몰두하는 순수 아마추어 정신이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일깨워주는 고마운 사례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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