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m 높이 ‘홍류폭포’ 물보라 장관
우렁찬 물소리 한여름 무더위 ‘싹’
소원 이루어준다는 ‘파래소폭포’
가벼운 하루코스 ‘일상탈출’ 제격
글=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울산근교 가볼만한 폭포

울산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폭포가 바로 홍류폭포. 간월폭포라고도 한다.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간월산과 신불산을 중간을 흐르는 계곡이 만들어낸 폭포다. 유리구슬처럼 맑은 이 폭포의 옥류수는 아랫쪽 작천정의 화강암 암반을 지나면서 숱한 풍류와 문화를 낳았다.

홍류폭포 나들이는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도, 체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코스다. 간월산장 주차장에서 홍류폭포까지 가는 거리가 아주 짧아 수트를 입고도, 구두를 신고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누구나에게도 쉽게 허락된 곳이다.

울주군 상북면 간월산장 주차장을 출발, 머리를 식힌다는 마음으로 한적한 등산로에 접어들면 하늘을 뒤덮은 울창한 숲에 물소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져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최근 내린 비로 몸단장을 새로 한 여름 숲은 우두둑 물방울을 떨어트리며 손님을 맞이한다.

평탄한 길에 쌓여진 두어개의 돌탑을 지나자 홍류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며 자태를 드러낸다. 산행을 시작한지 20분 만이다.

신불산 단조봉에서 시작한 계곡수가 만들어내는 홍류폭포는 봄에는 기온의 영향으로 물보라에 무지개가 생기고, 겨울에는 고드름이 절벽에 매달리고 위에서 흩어져 내리는 물은 아래에서 눈이 돼 희게 쌓인다. 물보라가 만드는 무지개가 있는 폭포라 해서 무지개 홍(虹)자를 써서 홍류(虹流)폭포다.

폭포의 공식 높이는 33m라고 나와 있지만 50여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비가 내린 다음날이라서 그런지 맑고 투명한 길다란 물줄기에서 하얀 물안개가 피어 올랐다. 짙푸른 녹음 속으로 울려 퍼지는 우렁찬 물소리 만으로도 한여름의 무더위를 씻어주는 듯하다.

한여름에도 폭포앞에 좀 오래 있으면 시원하다 못해 추위를 느낄 정도다. 일상의 스트레스도 절로 사라져버리는 듯 기분이 저절로 상쾌해진다. ‘공기의 비타민(vitamin of air)’으로 불리는 음이온이 계곡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폭포수와 울창한 산림에서 나오는 이 음이온은 우리 몸의 생리기능과 정신상태를 증진시켜 주는 물질이다.

태화강 십리대밭에 공기 1㏄당 1000개의 음이온이 나온다면 이곳에서는 5000개 이상의 음이온이 뿜어져 나와 음이온에 흠뻑 취하고 싶다면 홍류폭포를 찾으면 된다.

자연이 주는 편안한 마음 때문인지 짙푸른 녹음에 뒤덮인 홍류폭포의 경관이 더 수려하게 다가온다. 쉼 없이 눈길을 잡아끄는 낙수와 물보라가 연출해 내는 풍광을 보며,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또 홍류폭포 옆에 있는 조그마한 샘도 신불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산꾼들에게는 산행의 행운을 가져다 주는 좋은 휴식처임에 틀림 없다.

경주에서 산행 왔다는 박장근(40), 강호영(40)씨는 “산은 찾을 때마다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러가지 생각을 비우게 만들어준다”며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면서 일상의 피로를 풀면서 모든 걸 버리고 또 정상까지 돌진하는 그 기분은 재충전의 시간이 된다”고 말했다.

신불산의 동쪽 사면에 홍류폭포가 있다면 서쪽 사면에는 파래소폭포가 있다. 높이 15m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아침, 저녁으로 무지개처럼 피어올라 어두운 기운을 말끔히 걷어내는 파래소폭포는 경치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소원이 잘 이뤄지기로도 유명하다.

둘레가 100m나 되는 연못의 중심은 수심이 깊어 보는 것만으로 더위를 식히는 것에 만족하고, 주위에 있는 자연 휴양림에서 삼림욕을 즐기는 편이 안전하다.

이밖에 평소에는 계곡이다가 비가 온 다음날에는 작은 폭포로 변하는 이름없는 폭포도 석남사 경내에 있다. 8~10m 정도 비스듬히 물이 떨어지는 이 곳은 대웅전 옆 산길을 따라 20분 정도 올라가면 나타난다.

다만 바로 옆이 스님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물이 흐르는 곳이고, 사찰인 만큼 그저 바라보고 명상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___여행수첩____

■재미있는 나들이 TIP

긴 시간을 가지고 멀리 가는 나들이도 아니다. 잠시 도심을 떠나는 특별한 이벤트성 나들이. 휴대폰도, 자동차도 잠시 쉬게 하고 버스여행을 떠나보면 제대로 자연속의 또다른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울산역에서 337, 327, 807을, 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337, 327, 807, 1703을, 공업탑에서는 1703, 1713, 327을 타고 언양에서 작천정행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간월산장 못가서 등억온천단지에는 신라시대의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간월사지가 있다.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은 보물 370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간월산장 건너편 계곡 저승골에는 간월산 휴양림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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