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상태에 빠진 50대가 자신의 장기 일체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장기 기증자는 현대중공업 직원이었던 박상팔씨(51·울산시 동구)로 지난 1일 차례를 지내기 위해 대구 형님집을 찾았다가 화장실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뇌사상태에 빠졌다.

 교회 집사로 활동하는 등 평소 신앙심이 깊었던 박씨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후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으며, 유족들은 이런 고인의 뜻을 기려 지난 4일 울산대학교병원측에 장기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병원측은 "현재 박씨의 장기를 모두 축출한 상태로 이식이 가능한 지 여부를 검사 중"이라며 "그러나 박씨가 평소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등 다른 사람에 비해 장기 상태가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기대돼 많은 환자가 장기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씨의 형 상일씨(53·현대중공업 판넬조립부)는 "평소 남을 위해 봉사활동하는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겨온 동생이 죽어서까지 자신의 장기를 기증해 많은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며 "동생의 죽음이 결코 헛된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의 유해는 6일 오전 장례식과 함께 경주에 있는 선산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상용기자 lsy@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