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결혼이민자에게 일자리를 찾아주자 - - 통·번역 서비스 -

결혼이민자여성 언어문제 ‘선배’들이 도움의 손길 펴

한국사회 정착 때 까지 가정·사회생활 등 상담·해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양성과정 거친 서비스요원 배치

다문화가정은 서로 이질적인 문화와 생활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들끼리 모여 이룬 가족공동체다.

단일민족이건 아니건간에 그 사회가 지니고 있는 일정형태의 문화와 생활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들의 만남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전혀 다른 문화 속에서 생활해 온 사람들이 모여 화목한 가정을 꾸미기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어렵다.

이처럼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생활하다 만난 사람들이 이룬 가정은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하고 설득하며 이질감을 줄이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문화적 이질감에서 비롯되는 소통의 부재는 결국 원만한 결혼생활과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데 큰 문제를 일으키고, 이러한 일은 같은 문화 속에서 자라난 사람들끼리 이룬 가정보다 서로 다른 이질적 문화 속에서 생활하다 만난 사람들의 가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난 곳과 전혀 다른 문화 속에 자연스레 섞여 살아간다는 것은 어렵다.

낯선 문화와 낯선 땅,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결혼이민자 여성들은 많은 노력을 하지만 실제생활에서는 노력에 비해 얻어지는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많다.

그리고 가정 내에서 이질적 요소를 극복하지 못하고 여러 문제가 계속 쌓여가면 결국 가정의 화목을 지켜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는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려는 소통의 부재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그리고 소통에는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이질감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담는 언어적 소통이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한다.

■ 통·번역 서비스

울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난 3월부터 ‘결혼 이민자 통·번역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기 전에 겪는 언어적 문제들을 같은 결혼이민자 여성들과 여러 사회복지시설·기관의 전문 요원들이 도와주는 서비스다. 서비스 수요가 높은 베트남·중국 출신 결혼이민자 여성을 중심으로 통·번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고 한국어로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때까지 가정과 사회생활 가운데 겪게 되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해 주기 때문에 호응도가 높다.

낯선 땅에 정착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결혼이민자 여성들은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입국과 관련한 상담, 한국사회에 정착하기 위한 기초적인 정보, 한국사회 정착을 지원하는 여러 교육과정을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언어적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이와 함께 가정 내에서 다문화 가족이 겪게 되는 언어의 소통 부재와 문화적인 갈등을 초기에 해소하는 것은 물론 동사무나 구청, 경찰서 등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접할 수 밖에 없는 행정, 사법기관의 통·번역 서비스에도 활용도가 높다.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대부분 겪게 되는 자녀의 교육 관련 어려움은 숙제를 도와주고 준비물을 챙기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럴 때도 통·번역 서비스는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한국사회의 정착을 현장에서 실제로 돕는 기능과 역할을 한다.

현재 울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통·번역 양성과정을 거친 서비스 요원을 전면에 배치해 놓고 있다. 이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 당초에는 베트남·중국·몽골 등 국적별로 10명씩 통·번역사를 양성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 사업은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 한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는 의미와 함께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같은 문화권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고, 이들이 한국사회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자조모임을 더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 효과가 높은 사업이다.

결혼이민자 통·번역 서비스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예약 후 이용 가능하다.

■ 통·번역 서비스 활용

▲ 울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의 한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통·번역 서비스는 같은 처지의 결혼이민자 여성이 먼저 정착하며 체득했던 다양한 경험을 한국사회 정착 초기단계의 같은 나라 출신의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효과가 매우 크다. 결혼이민자 여성의 한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들이 제대로 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전달되는 여러 정보를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교재 번역, 언어 소통 등이 선행돼야 한다. 결혼이민자 통·번역 서비스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어린이 집 등에서 다문화강사로 참여하기 위한 교육과정과 교재 등을 번역하는 일도 맡고 있다.
통·번역 서비스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작은 일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 일들은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 반드시 거치고 익혀야 하는 일들이다.

그동안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한국어 중급 문법 교재를 번역하거나 어린이집·유치원 등에 다문화강사로 파견될 결혼이민자 여성들을 교육하는 자료, 배우자 교육만족도 조사 등을 번역해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 제공했다. 이 서비스는 이중 언어 구사능력이 있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 훨씬 유용한 서비스다. 동일 문화권에서 생활해온 한국 정착 초기단계의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같은 언어를 구사하며 한국사회에 먼저 정착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같은 처지의 결혼이민자 여성은 다른 사람보다 친밀감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받아들이기도 쉬울 뿐 아니라 문화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전달도 훨씬 쉽게 된다.

울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통·번역 서비스를 통해 해결한 일들만 살펴봐도 이 서비스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작은 갈등을 해소하는데 얼마만큼 유용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 전통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의사 소통문제는 자칫 가정의 불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통·번역 서비스가 이를 해결하는데 많은 기능을 하고 있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 나라로 가고 싶은데 외국인 등록증을 받지 못해 발을 구르는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등록증 교부업무를 해결하거나 여권 연장 여부, 출신국 나라로 보낸 서류의 도착 여부 등을 확인하는 일들도 해결하고 있다.

또 가정에서 사용하는 컴퓨터가 고장나 난감해 하는 일이나 자신의 나라에 택배를 보내는 방법, 친정 어머니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일상의 일들에 통·번역을 해주며 도와주고 있다.

혼인신고 방법, 방문비자 발급, 어린이집 활용 방법, 한국의 대학교육 체계, 결혼이민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의원 이용 방법, 국적 포기 서류 종류, 취업 문의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고 있는 일들이 통·번역 서비스의 대상이다. 그리고 이같은 일들을 잘 극복하는 것은 곧바로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빠르고, 잘 정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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