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의 화두

 ▶시인이자 사상가인 김지하씨(63·명지대 석좌교수)의 새책. 붉은 악마와 촛불시위를 의식하면서 쓴 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대학가 및 사회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가진 특별강연, 일본의 대표적 지성지 〈세카이 세계〉와의 특별대담 등이 실려있다. 책은 3부로 구성했다. 제1부 붉은 악마, 그리고 동북아 허브론, 2부 문예부흥과 문화혁명, 3부 촛불 등이다. 새해 벽두에 쓴 미발표작 촛불에서 그는 광화문과 전국 각처의 촛불시위의 의미를 진혼과 초혼의 정치적 상상력이자 영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촛불시위가 극단적이 반미주의로 기울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주역의 간태합덕의 예언과 국제정치·경제적 역학관계에서 살핀다. 396쪽. 1만2천원. 화남.

 스무살 이제 돈과 친해질 나이

 ▶국민은행 금융교육 TFT 외 지음. 젊은층,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금융교육 가이드. "돈에 대한 신중한 접근자세"를 가질 것을 권하면서 돈의 여러 측면들을 설명한다. 우선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현재 자신의 금융IQ와 금융 EQ를 알아본 뒤 "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듣는다. 이어 돈 벌기, 돈 불리기, 돈 쓰기, 돈빌리기, 돈 나누기 편으로 나눠 돈의 다섯가지 측면을 소개한다. 또한 여러 금융상품, 단리·복리 이자의 비교, 투자에 대한 안내와 은행 활용하기 등 사회 초년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금융 정보들을 제공한다. 264쪽. 8천원. 미래의창.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시인 황동규(서울대 영문학과 교수·65)씨의 신작 시집.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라는 한 줄짜리 저자 서문. 노년에 접어든 시인의 겸허한 자기고백으로 들린다. 삶이 치밀한 인과율에 얽혀 있음을 인식했다 할지라도 시인 스스로는 허술한 빈 자리를 찾고자 했고, 깨달음마저도 온전치 못했음을 밝힌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이번 시집은 삶과 문학에 통달한 노시인의 넉넉한 마음과 자유자재하는 정신으로 가득하다. 삶과 죽음에 대한 초월의지도 여러 시편에 깃들어 있다. 120쪽. 5천원. 문학과지성사.

 중국 가서 망하는 법

 ▶중국가서 사업을 하려다가 연달아 세번씩이나 "쓴맛"을 경험한 손석복(51)씨가 중국에 진출할 "후배"들에게 반면교사가 되고자 그의 경험을 털어놓는다. 손씨는 오랜 기자생활을 접은 뒤 사업가로 변신, 1995년 한 건설회사의 베이징(北京) 지사장을 맡아 진행하던 오피스텔 사업이 중국측의 이중계약으로 실패하고, 합작법인 이사장으로 추진했던 화강암 사업도 실패했다. 세번째 사업은 98년 외환위기 사태로 펴자마자 접어야 했다. 이처럼 철저히 망하고서도 손씨는 지난해 1대1 영어학습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현민시스템(www.ndial.co.kr)의 사장을 맡아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통하는 베이징중관촌(中關村)에 입성, 재기를 다지고 있다. 그는 실패한 사람들로부터 그들이 실패한 원인과 실패 과정을 듣고, 길게 심호흡을 한 후 중국에 가는 것이 성공에 접근하는 길이라고 덧붙인다. 296쪽. 9천500원. 중앙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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