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군 서생면 ‘맑은 내 배꽃마을’을 찾은 아이들이 원두막에 올라 농촌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입추가 지나고 8월의 끝자락에 접어들었지만 여름이 가는 게 아쉬운 듯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시원하게 울리는 매미 울음소리는 시간의 흐름을 착각하게 한다.

하지만 이제 8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하늘은 높아만 가고, 아침 저녁으로 바람은 제법 선선하게 불고 있다. 들판의 곡식은 여물어 가고, 들녁에는 잠자리가 날아다닌다. 이제 가을이 우리곁에 오고 있다는 신호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 있는 지금, 어디에서 늦더위를 식히고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할까. 바다와 계곡도 좋지만 한적한 농촌마을에서 팜스테이를 하는 것은 어떨까.

산 아래 푸른 논밭이 펼쳐져 있고, 그 앞에는 개울물이 졸졸 흐른다. 흙 내음과 풀 내음이 가득하고, 두엄 냄새가 코 끝에 아린다. 매미 울음소리와 개울물 흐르는 소리는 귀를 즐겁게 하고, 마당 앞에 누렁이는 정겹게 우리를 반긴다.

난생 처음 경운기를 타 본 아이는 그저 즐겁기만 하고, 한 쪽에서는 옥수수를 따는 데 여념이 없다. 고사리 손으로 도자기도 만들어 보고, 어설픈 자세로 떡메치기도 해 본다. 개울물에서 물장구 놀이를 한 아이는 직접 거둔 감자를 삶아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운다. 우리네 옛 농촌 풍경 그대로다.

여름내 무더위와 장마에 지친 심신을 팜스테이를 통해 달래보자.

글=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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