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스포츠 중에 골프만큼 잘못된 선입견과 부정적 이미지 속에 발전한 종목은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단지 비싼 입장료와 턱없이 높은 세금이 부과된 수입산용품 등으로 인해 특권층의 운동이라는 인식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왔으며, 골프장 건설은 환경파괴의 주범같이 오인되어왔던 것이 주된 이유라고 본다. 하지만 국민의 사기진작이란 면에서 볼 때 스포츠가주는 영향력은 엄청난에너지로 나타난다.

 지난 유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2002월드컵을 개최했던 우리는 붉은 색과 축구를 앞세워 하나가 되어 16강을 넘어 급기야 월드컵 4강 꿈을 이루면서 스포츠가 만든 대중의 결속력이 얼마나 위대한 결과를 낳았는지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보았을 것이다. 불과 몇 년전에도 I.M.F충격으로 인해 전 국민이 실의에 빠져 있던즈음 박세리가 맨발의 샷으로 기어이 US오픈을 석권했을 때 역시 골프를 모르는 이들까지도 밤잠을 잊은채 환호하면서 우리 모두는 용기와 희망을 갖지 않았던가? 골프만큼 빠른 시일에 세계를 제패하고 국위선양을 한 스포츠가 과거 어느 종목에 있었으며 골프만큼 외화획득을 많이 한 스포츠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2002년 한해만해도 박세리, 김미현 등의 LPGA 9승과 최경주의 PGA 2승을 비롯한 우리선수들의 외화획득 액수는 상금수령액만 100억이 넘는 효자종목이다. 상금만 그러할진대 전 세계적으로 전파를 탄 우리선수들의 활약상이미친 국가신인도나 기업의 광고이미지 효과까지 생각해보면 그 수치는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라 할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아직도 골프의 대중화와 투자가치를 막연한 시각으로 부인하고 있음에 그간 골프가 이룬 업적이 결코 월드컵 4강에 못지않다고 믿는 골프인의 한사람으로서 몇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골프는 자연을 상대로 하는 건전한 스포츠이고 체력단련뿐 아니라 인성교육의 장이며 또 체력이나 유연성이 떨어지는 동양인에게도 기회가 있는 운동이라 한다. 거기에 한국인 특유의 은근과 끈기를 바탕으로 강인한 집중력을 길렀던 우리의 아들 딸들이 세계만방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최전방 기수로 우뚝 서있는 스포츠임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골프의 기반은 어떠한가?

 이 땅에 골프가 들어온 지 100년이요 골프인구가 300만 명에 골프장 내장객이 1500만명을 돌파하였지만, 골프코스는 현재 건설중인 골프장을 포함해서 고작 160여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경기도 일원에 대부분의 골프장이 밀집되어 있고, 우리 "울산시의 경우 골프장은 단하나" 뿐이다. 현재의 실정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전혀 맞지 않으며 이런 열악한 현실에 비추어보면 모든 것을 투지 하나로 극복하고 세계정상에 오른 우리 선수들이 오히려 불가사의할 뿐이다.

 골프를 국민적 스포츠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전체의 긍정적인 인식전환"이 우선돼야겠고 정부를 비롯한 지자체단체 등의 과감한 "각종규제의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진정한 골프 대중화는 저렴한 경비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여건조성을 위해 가능한 부지에 퍼블릭 코스를 비롯한 환경친화적 골프장 증설이 시급한 당면과제이다. 선진국의 경우, 쓰레기매립지를 활용한 일본의 와카스링크스, LA인더스트리GC, 시카고 하버사이드GC 등이 좋은 본보기이고 시드니, 마이애미 등에는 도심에도 골프장을 만들어 주택사업과 병행하여 훌륭한 녹지공간을 조성한 것을 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지도자를 양성하여 주니어 육성에도 관심을 갖고 세계무대에 많은 엘리트들을 진출시켜야한다. 그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골프계 스스로가 반성해야될 문제점도 많은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면 매너나 규칙은 온데간데 없어도 골프채는 반드시 일제 H사나 S사의 별이 서너개 들어있는 고가품이라야만 하는 몰지각함이나 골프웨어 역시 B.W.나 M.U.상표로 모자에서 신발까지 세트로 갖춰야만 되는 일부 여성골퍼들의 사치성, 거기다 고객을 존중하기보다는 군림하는 작태를 보여온 일부 경영인들등이 많은 이들의 위화감을 가져왔을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우리 골프인들의 그릇된 관행이 있었다면 우리가 먼저 자성하고 건전한 골프문화 정착을 위해 양적인 팽창보다는 규칙을 준수하고 에티켓을 지키는 "질적인 향상"에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 요구된다.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뒤돌아보자. 골프의 인식이 바뀌면 한국골프의 장래는 더욱더 밝아지며 "대한민국의 영광"으로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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