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타 지자체의 특색있는 다문화정책 - 경상북도 -

경북지역 다문화가정 자녀 수 6353명 3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어
지원조례 제정 이어 내년부터 5년간 다문화가족지원기금 조성
올 하반기 90억원 투입 보육·교육·능력개발 등 관련 시책 개발
이중언어교육·농어촌지역 다문화 아이 보육시설 설치 등 눈길
▲ 경북도청 다문화가족 특수시책인 방문교육사업의 방문지도교사가 결혼이주여성과 자녀를 상대로 한글 교육을 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한 발 앞선 정책, 새롭고 현장감 있는 사업들을 추진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모델이 돼 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실제 경북도는 근시안적이고 행사성 사업에서 탈피해 중장기적이고 지속성장 가능한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날로 늘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고려해 다문화가족을 둘러싼 정책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지원정책의 방향도 그동안의 관행에서 벗어나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또 저출산·고령화시대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다문화가족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사업과 투자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

경북도에 따르면 5월 현재 경북지역의 결혼이민자 수는 이미 8000명을 넘어섰고, 다문화가정 자녀 수도 6353명으로 2006년(1573명)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다문화가정 학생 수도 2055명으로 2006년(570명)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들 다문화가족 자녀들 중 일부는 국어사용 능력이 떨어지고 한국문화 부적응 현상을 겪고 있으며, 차별과 편견에 따른 정체성 혼란까지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북도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의 틀을 다시짜고, 지원비중을 높여나가기로 방침을 바꿨다.

결혼이주여성 위주에서 자녀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경북도는 올해 하반기를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의 터닝포인트로 삼고, 총 90억원을 투입해 다문화가족 자녀의 보육·교육 및 능력개발에 관한 시책 개발과 남편 및 시부모 등에 대해서도 다문화 이해증진 및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올해 다문화가족 지원조례를 제정한데 이어‘경상북도 다문화가족지원기금’을 설치, 2010년부터 5년간 다문화가족을 지원할 기금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의 미래를 책임질 다문화가족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을 중점 추진하는 등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며 “10월 중에는 글로벌시대 다문화 교육을 주제로 미국과 일본 등 8개국이 참가하는 국제심포지움도 열어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교육에 대한 발전방향도 모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결혼이주여성, 자녀, 남편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

경북도는 지난 7월 다문화가족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을 위한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에 따라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의 기본 방향과 발전 시책, 제도 개선, 결혼이민자의 지역사회 참여 방안을 비롯한 다문화가족 지원 계획을 4년 마다 수립토록 명문화했다.

또 전국 최초로 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를 운영·구성하고, 3년마다 다문화가족 실태 조사를 병행토록 조치했다.

이 같은 조례를 비롯한 정책 아래 결혼이주여성과 자녀, 남편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들이 실현되고 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정책은 다문화가족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이중언어교육이 눈에 띈다.

우리말이 서툰 결혼이주여성에게는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그 자녀들에게는 한국어와 어머니 나라 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보육 및 교육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아동이 많은 지역 중 보육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 ‘농어촌 다문화아이 보육시설’을 설치, 다문화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전문 보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정체성 확립과 우리나라의 역사문화 이해를 통한 자긍심 고취를 위하여 다문화가족 자녀와 가족이 함께 체험하는 독도탐방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고, 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가족갈등 예방 및 가족역할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가족교육을 실시한다.

경북도는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들에게 사회 참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몽골, 중국,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3명을 도청 행정인턴으로 채용하겠다는 것.

현재 행정인턴 시험에 합격한 3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은 신원조회를 마치면 일반행정업무 보조와 몽골농업개발분야 몽골어 통·번역 업무를 맡게 된다.

경북도가 지난 2007년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대상 상해보험 무료가입 지원정책도 호평을 받고 있다.

낯선 환경 탓에 질병 및 상해위험이 높은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상해와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 부담을 해소해 줘 다문화가족의 생활안정과 한국생활 조기정착 지원을 목적으로 도입했다.

현재까지 매년 1500만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이 보험은 상해 후유 장애를 비롯해 깁스 및 화상치료, 암 진단, 여성질병 등에 대해 보장하고 있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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