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대니얼 펄 기자의 납치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영국 태생의 이슬람 무장대원인 아메드 오마르 사예드 셰이크는 14일 파키스탄 법정에서 진술을 통해 펄 기자가 이미 숨졌다고 밝혔다.

 사예드는 파키스탄 남부 항구도시인 카라치의 법원에 출두, "내가 아는 한 펄기자는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펄 기자를 납치했다고 주장하면서 "잘잘못을 떠나 그를 납치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며, 우리 파키스탄은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예드는 자신이 체포된 것이 아니며 가족들이 당하는 고통을 덜기 위해 자수했다고 주장했다.

 삼엄한 경비가 펼쳐진 가운데 장갑차를 타고 법원에 도착한 사예드는 얼굴 가리는 천을 걸쳤으나 법정에서는 경찰의 제지를 뿌리치고 천을 벗고 진술했다.

 사예드는 지난 1994년 인도 카슈미르에서 서방 인사들의 납치 혐의로 체포돼 5년형을 받고 수형생활을 한 바 있다.

 파키스탄 경찰은 지난 12일 사예드의 신병을 확보한 후 신문을 통해 사예드로부터 펄 기자 납치를 자행했다는 자백을 받아냈으나 펄 기자가 어디에 감금돼 있는지를 파악해내지는 못했다.

 사예드는 공범들과 연락이 끊어졌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의 모회사인 다우존스의 대변인은 사예드의 법정 진술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회사로서는 아직도 펄 기자의 생존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펄 기자는 지난 1월23일 카라치에서 이슬람 무장대원들에 관해 취재도중 실종됐다. 카라치 AP·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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