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타 지자체의 특색있는 다문화정책 - 서울특별시 -

오랜 경험 바탕 양육·인식개선·중장기 계획 등 7개 사업 선별
언어교육·다문화 이해 교육·정책과제 개발까지 전문적 추진
국내 최초 ‘정신건강 클리닉’ 운영 … 생활코디네이터 사업도

▲ 서울시가 시행 중인 다문화가족지원 특화사업 중 (사)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극단 샐러드 사업단의 결혼이민자 연극 아카데미에서 연기지도를 받고 있는 결혼이민자들.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 수는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3만9275명이다. 그래서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활동과 관련 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서울시의 다문화가족 정책 중에서도 공모를 통해 결혼이민자들에게 현실적인 지원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시행하고 있는 민간단체 특화사업지원을 비롯해 국내 최초 사례인 다문화 정신건강 클리닉 운영, 결혼이민자의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생활코디네이터사업 등이 눈에 띈다.

◇특화된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

서울시의 다문화가족 정책의 특징은 천편일률적이거나 일방적인 지원형식의 사업을 넘어 다문화가족에게 꼭 필요한 특화된 지원사업을 펼친다는 것이다.

특히 백화점식으로 많은 사업을 펼치고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하지 못하는 사업을 자신들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민간단체들이 대신해 주면서 사업의 효용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자녀양육과 사회인식개선, 중장기 계획 등 3개 분야로 나눠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다문화가족지원 특화사업 공모를 실시, 총 7개의 특화사업을 선정해 운영 중이다.

자녀양육 분야에서는 (사)세계화교육재단 등의 3개 민간단체가 다문화가정 학부모와 초등학생이 참여하는 언어 배우기와 청소년단체 결연, 다문화교류 코디네이터 양성 및 운영, 일자리 창출, 자기리더십 개발, 맞춤형 영재창의력 체험교육 및 문화예술 체험캠프, 웹을 통한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호프 키즈 커뮤니티 운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사회인식개선 분야에서는 여성문화네트워크WIN 등 3개 민간단체가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연극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초등생을 위한 예술치료 및 그룹통합 프로그램, 다문화인식 개선을 위한 체험행사와 이해교육 등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중장기계획 분야로는 (재)여성가족재단이 서울소재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중장기적인 다문화가족 정책 비전과 목표, 생애주기별 정책과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 최초 다문화가족 위한 무료 정신건강 클리닉

서울시의 다문화가족 정책이 타 지자체보다 돋보이는 것은 낯선 한국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시립 은평병원에 지난 8월6일 결혼이주여성을 비롯해 외국인 근로자, 난민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다문화 정신건강 클리닉’을 개설, 이달 1일부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있다.

다른 문화권에 이주한 사람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불안장애 및 적응문제와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은 외국인 어머니의 이질적인 문화적 영향 때문에 언어문제 등 발달장애를 겪게 되며 그것

▲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지원 특화사업 중 자녀양육 부문에서 (사)한국다문화연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다문화가족 창의력 개발을 위한 호프 키즈 서울 프로젝트’ 발대식.
이 또래집단과의 적응 문제 등으로 불거지기 쉽다.

그러나 이들이 본인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진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대부분이 저소득층 또는 저임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정신질환을 조기발견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치유하는데도 오랜 시간과 많은 사회적 비용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평병원은 다문화가정 등을 위한 정신건강 클리닉을 운영하며 다양한 기관(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이주여성지원센터, 외국인 상담소 등)들과 연계해 외래는 무료, 입원은 50% 지원해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들의 정신질환 조기치료 및 국내적응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결혼이민자를 위한 멘토링사업도 활발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다문화가족 및 지역 거주 여성들을 결혼이민자의 멘토로 육성, 결혼이민자의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생활코디네이터사업(멘토링사업)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각 동 주민센터와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함께 동별로 안정적인 한국생활을 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과 결혼이주여성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한국여성을 선발해 결혼이주여성의 조기 생활적응을 돕는 멘토로 육성하고 있다.

멘토 양성을 위한 교재도 발간했고, 결혼이주여성의 생활적응을 돕기 위한 통합적인 진단 매뉴얼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생활 적응은 물론 지역 여성의 나눔공동체문화 조성, 여성 일자리 창출의 기초자료제공 등 1석3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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