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가 끝나니 큰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마음이 편합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9.삼성전자)는 은퇴 무대에서도 빛났다.
 21일 열린 90회 전국체육대회 마라톤 남자 일반부 경기에서 통산 41번째 풀코스 완주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까지 통과한 그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화려했던 마라톤 주자로서의 삶을 끝내려니 마음 한구석에는 섭섭한 마음이 자리 잡은 듯했고, 한편으로는 유종의 미를 거둬 편한 모습이기도 했다.
 1990년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풀코스를 뛴 이봉주는 반환점을 돌아 출발선으로 돌아오는 마라톤 경기처럼 전국체전을 통해 팬들에게 은퇴 인사를 전했다.
 이봉주는 1992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3초 차로 은메달을 차지했던 때를 선수 생활 중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 꼽았다.
 마지막 레이스를 지켜본 어머니 공옥희 씨를 비롯해 부인 김미순 씨, 어린 두 아들 우석, 승진 군 등 가족들과 잠시 포옹을 하고 인사를 나눈 이봉주는 “이제 좀 쉬면서 앞으로 계획을 고민해 봐야겠다”며 경기장을 떠났다.
 다음은 이봉주와 일문일답.
 -- 은퇴 레이스를 마친 소감은.
 ▲마지막 경기가 끝나니 큰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마음이 편하다.
 -- 결과에 만족하나.
 ▲기록에 상관없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후회는 없다.
 -- 처음 풀코스를 뛴 전국체전에서 은퇴 레이스를 펼쳤는데.
 ▲처음 뛴 것도 체전인데 마무리도 체전에서 하게 됐다. 전국체전과 인연이 많은 것 같다. 무엇보다 마무리를 잘하게 돼서 기분이 괜찮다.
 -- 마라톤 인생에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매 경기를 뛰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생각나는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3초 차이로 우승을 놓친 것이다. 지나보니 아쉬움이 크다.
 -- 은퇴 레이스라 부담은 없었나.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좋은 모습으로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담이 있었다. 오늘 뛰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레이스를 펼쳐 나를 기다리는 많은 분께 좋은 모습도 보여 드리고 싶었다.
 -- 특별히 더 훈련에 신경 썼나.
 ▲그렇다. 준비할 때 나름대로 더 빨리 일어나 더 많이 뛰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았다. 막판에 훈련량이 많아 약간의 부상도 있었지만 큰 무리는 없었다.
 -- 은퇴 후 계획은.
 ▲일단 쉬면서 앞으로 계획을 고민 좀 해봐야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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