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전국체전을 되돌아 본다-(하) 만년15위 어떻게 넘어야 하나

불참종목 많고 참가종목도 대부분 1회전 탈락 종합점수서 손해

2013년 체육영재중·고 설립 체육기반 확충 기대

울산 선수단이 만년 15위를 탈출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선수층이 얇다는 것이다. 이번 체전에서도 44개 종목 가운데 울산이 한 명의 선수도 출전시키지 못한 종목이 5개 종목에 이르고 있다. 또 출전 39개 종목 중에서도 남고부와 여고부, 일반부 등에 골고루 선수를 내보낸 종목은 얼마되지 않는다. 이같은 현상은 매번 체전이 끝나고 난 뒤 지적되는 한결같은 문제점이다. 다만 2013년 체육영재중고등학교 설립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위안삼고 있다.

올해 체전에서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단체전에 출전할 팀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출전한 팀들도 대부분 1~2회전에서 탈락해 종합성적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울산이 불참한 종목은 야구 남고부와 남일부, 정구 남고부·남대부·여일부, 농구 남일부·여고부·여일부, 배구 남대부·남일부·여일부, 탁구 남고부·남대부, 핸드볼 남고부·남일부·여일부, 럭비 남고부·남일부, 검도 남대부, 하키 남고부·남일부·여고부·여일부, 펜싱 여일부, 배드민턴 남대부·여대부·여일부, 소프트볼 여일부 등으로 전체의 절반 가량에 해당한다.

이처럼 많은 종목에 선수를 출전시키지 못한 가운데 대부분의 단체팀이 1회전에서 탈락해 종합점수에 보탬을 주지 못했다.

그나마 세팍타크로 남고부에서 정보통신고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800점이란 큰 점수를 보탰다. 육상 높이뛰기 금메달이 180점인 것에 비하면 단체전의 점수는 월등히 높은 것이어서 전체 성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처럼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분야인 단체전에서 울산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다른 시·도 보다 학교수가 적은데다 대학팀과 실업팀이 적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울산 선수단은 39개 종목에 선수와 임원 모두 합해 689명이 참가한 반면 1위를 한 경기도는 전 종목에 1900여명이 참가한 것만 보아도 선수단의 저변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다.

울산시 체육회 관계자는 “단체전의 경우 금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2회전까지만 진출하면 그에 해당하는 점수를 주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전 종목에 출전해 2회전까지 진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울산의 경우 팀이 없어 출전하지 못하는 종목이 절반에 가까운데다 출전한 팀까지도 대부분이 1회전에서 탈락해 종합점수를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실업팀을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을 일선 학교체육에 지원해 지역을 빠져나가지 않는 튼실한 체육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울산시교육청이 지역 체육계의 줄기찬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2013년 체육영재중고등학교를 설립하기로 해 지역 체육기반 확충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동안 체육영재중고등학교 설립에 노력해 온 심규화 울산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울산 학생들은 저마다 소질을 갖고 있으며, 지역사회는 이들의 소질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우리 사회의 필요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책무”라며 “울산도 이제는 외부선수의 스카우트에만 의존하지 말고 울산의 선수를 키워 세계적인 선수로 만들 때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지역에는 체육영재중고교 설립에 앞서 언양초등학교와 송정초등학교가 체육영재교육원으로 선정돼 올해 하반기에 32명과 36명의 학생을 선발, 본격적인 영재교육을 앞두고 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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