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타 지자체의 특색있는 다문화정책 - 경상남도 -

경남지역 지난해 대비 다문화가족 20.8%·자녀수 52.3% 급증
내년부터 4개 분야 12개 사업 ‘행복나눔 프로젝트’ 본격 추진
일자리 창출·자녀 글로벌 인재육성·도정 참여 기회 대폭 확대
▲ 경남도는 창원대학교 등 지역 대학과 함께 지난 3년간 결혼이주여성 214명을 원어민강사로 양성해 초등학교 등 교육현장에 배치했다.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4번째로 많은 9586명(5월 말 기준), 자녀수는 7007명을 기록하고 있다. 각각 지난해 대비 20.8%와 52.3%로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이처럼 경남도에는 해마다 다문화가족이 증가하고 있고,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생활을 할 수 있는 각종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에 경남도는 지난달 22일 전국 최초로 다문화가족 일자리 창출과 도정 참여 기회 확대, 결혼이민자 자녀 글로벌 인재육성 등을 골자로 하는 ‘다문화가족 행복나눔 프로젝트(Happiness-Share Project)’를 발표, 내년부터 본격 추진키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 최초의 결혼이주여성 전담 변호사제 운영 등 4개 분야 12개 사업으로 구성됐으며, 총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다문화가족 경제적 자립 및 일자리 지원

경남도는 결혼이민자들의 경제적 자립과 일자리 지원을 위해 공공부문에서 다양한 직종을 발굴, 경남도 여성정책과와 11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결혼이민자 12명을 인턴으로 선발해 배치할 계획이다.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인적자원이 풍부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30명 가량을 베트남 원어민 강사로 양성해 10개 시·군에 배치하고, 결혼이주여성 일부를 지역 초·중학교의 보조교사, 다문화강사, 교통정리, 급식 도우미 등 다양한 업무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밖에 전국 최초로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취업 및 창업박람회도 개최해 이들의 일자리 지원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다문화가족 지원 사각지대 해소

경남도는 다문화가족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는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지원하는 주요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멀티 코디네이터를 양성·활용할 계획이다.

▲ 경남도가 양성한 일본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강사가 지역 유치원에서 일본문화와 일본어에 대해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남도청>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설치되지 않는 지역을 직접 방문해 국적취득, 의료서비스, 가족상담, 가족애로사항 등 다문화가족의 각종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원센터가 없는 지역에는 센터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 국적 취득이나 의료 서비스, 법률상담 등을 해주는 ‘이동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전국 최초로 도입되는 이동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상담사와 통·번역사 등의 탑승한 이동차량을 통해 운영되며,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역 밀착형 생활정보 제공과 다문화가족 욕구에 대한 능동적 해결에 주목적을 두고 있다.

◇다문화 인식개선·도정 참여 기회 확대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결혼이민자들의 도정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이를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법률구조공단의 협조를 얻어 여성결혼이민자 전담 변호사제를 운영할 예정이며,결혼이주여성 건강가정위원회 10% 할당제와 소속감과 유대감 형성을 위한 명예도민증을 발급하는 제도도 시행된다.

건강가정위원회와 명예도민증 발급 또한 전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사업이다.

특히 성공적으로 정착한 결혼이주여성을 선발해 수상하고, 결혼이민자에 대한 역할모델 제시를 위해 ‘허황옥 행복드림(dream)상’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인도 아유타국 공주였던 허황옥은 서기 48년 배를 타고 와 가야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부인이 됐다고 전해지며, 국내 ‘국제결혼 1호’라는 뜻을 담아 상에 허황옥 황후의 이름을 붙였다.

◇다문화가족 자녀 글로벌 인재 육성

경남도는 향후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다문화가족 자녀들에 대한 지원정책도 빼놓지 않고 있다.

도는 먼저 결혼이민자의 모국어가 사장되지 않도록 다문화가족 인식 변화를 위한 이중 언어 사용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엄마와 함께 하는 모국어 동화 구연대회와 이중언어 사용가족 발표회를 실시해 다중 언어 구사능력을 확대, 우호적 국제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잠재적 외교관을 양성할 계획이다.

또 이중언어 능력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실력 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되고 행복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의미에서 다문화가족 행복나눔 프로젝트를 마련해 내년에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면서 “결혼이민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경남 실정에 맞는 실질적 지원대책을 마련해 외국인이 아닌 우리사회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한 대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문화가족 행복나눔 프로젝트 추진으로 결혼이민자 일자리 창출로 경제적 자립기반을 마련하고, 개방화·세계화 추세에 부응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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