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제16대 대통령에 취임함으로써 ‘참여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시대로’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 발전 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새정부는 국정목표의 구체적 실천 과제들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대내적으로는 굴절과 체념의 극복을 통한 국가적 효율성과 활력의 증대, 대외적으로는 자존의 회복을 통한 국제적 위상의 제고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이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하며,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굴절된 풍토는 청산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대외 정책에서도 특히 남북문제와 4강 외교를 비롯한 주변국 관계에서 우리의 자주성과 위상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힘을 쏟아나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북핵사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뜻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한미관계도 호혜평등 관계로 성숙시켜 나가겠다는 다짐은 우리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한낱 약소국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하고 열어 나갈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있는 동북아의 중심국임을 대외적으로 선언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회적 관성과 저항을 극복하고, 본질적으로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국제적 격돌의 현장에서 우리의 당당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내용과 성과를 확보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새정부가 지향하는 변화와 개혁이 국민 하나하나의 가슴 속에 자리잡고, 그것이 새롭고도 거대한 기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기반을 확보하고, 동력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보면 새 정부의 첫 과제는 자명해진다. ‘노무현호’에 대한 신뢰와 지지기반을 넓힐 수 있는, 마음을 주고 흔쾌히 동참할 수 있게하는 그런 든든한 국정운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내보이고 있는 ‘초심’이 끝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정부와 국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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