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티투어 2층버스 탑승기

독일 네오플란사 제작 6억7000만원 상당 최신식 2층 버스
43인석 규모…위성항법장치 이용 관광안내시스템도 갖춰
휴게실·세면대·냉장고 등 각종 편의시설…인터넷도 가능
지난 9월15일부터 본격운행…평일·주말별 운행코스 달라
11월11일 오후 2시. 울산시청 앞 햇빛광장에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2층버스 시티투어를 하기 위해 온 관광객들로 이날 강한 바람탓에 쌀쌀한 날씨임에도 2층 41개의 좌석(가이드 2석 제외) 가운데 33석이 예약돼 80%의 높은 탑승률을 보였다. 탑승객들은 주부대학이나 계모임 등에서 단체로 온 주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 2층 내부 모습.
실제 가까이에서 본 2층버스는 훨씬 크고 높았다. 버스를 처음 본 시민들은 “와 높다”며 큰 위용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실내도 생각보다 넓었고,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신차라 그런지 버스 안은 아직 새차 냄새가 풍기기도 했다.

이날 코스는 시청을 출발해 태화강전망대를 지나 암각화전시관과 고래박물관을 거쳐 다시 시청으로 돌아오는 평일 코스. 탑승객 승차 확인이 끝나자 버스는 시청을 출발했다. 하지만 출발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승차감이 뛰어났다. 좌석도 우등 고속버스 부럽지 않을 만큼 안락했다.

2층버스에서 내려다 보는 창밖의 풍경은 확실히 달랐다. 태화로터리를 지나 태화강전망대에 다다르자 태화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강이 한 눈에 들어왔고, 강 위로 튀어오르는 숭어들의 모습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십리대숲도 눈 앞에 펼쳐졌다. 옆에 지나가는 시내버스는 눈 아래에 있었고, 거리의 버스정류장 표지판은 한 없이 작게 보였다. 또 도로의 신호등이 아슬아슬하게 부딪힐 것 같기도 했다.

어느 새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 암각화전시관을 향했다. 울산과기대를 지나면서 보이는 가을산의 정취는 또 다른 볼거리였다. 오색 빛깔의 막바지 단풍으로 갈아입은 가을산은 환상 그 자체였다.

암각화전시관으로 들어가는 길로 접어들기 전 버스는 무려 16㎝나 차체를 올렸다. 경사가 높은 곳에서는 차 밑바닥이 긁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체가 올라간다는 것은 느낄 수가 없었다.

버스는 암각화전시관에 도착했고 40분 가량 쉬었다. 장생포 고래박물관으로 떠나기 전 일정상 먼저 나와야 했던 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날 단체로 온 이정숙(여·44·중구 우정동)씨는 “처음 탔는데 승차감도 좋고, 특히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너무 좋다”며 “다음에는 가족들하고 꼭 다시 오겠다”고 만족해 했다.

시티투어 관계자는 “요즘은 주말에는 자리가 없고 평일도 가득찰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내년에는 새로운 투어코스를 개발하는 등 코스에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2층버스 시티투어 코스

▲ 2층버스 내 1층 휴게실 모습
2층버스는 지난 9월15일부터 본격 운행에 들어갔다.

코스는 기·종착점을 시청으로 해 평일 오전(오전 10시~12시40분)은 현대미포조선과 대왕암공원, 현대중공업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운행되고, 오후(오후 2시~6시30분)는 태화강전망대와 암각화전시관, 고래박물관 등 돌아보는 코스로 진행된다.

또 주말(토·일, 오전 10시~6시30분)은 태화강 전망대를 비롯해 암각화전시관, 고래박물관, 언양시장, 고래박물관, 석유화학단지, 온산국가산업단지, 간절곶, 명선도 등을 운행한다. 월요일은 휴무일이며, 법정 공휴일은 주말 코스로 대체 운행된다.

요금은 평일 오전 성인 4000원, 청소년 3000원, 오후 성인 6000원, 청소년 4000원이며, 주말은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이다.

탑승 문의 및 예약은 시티투어 홈페이지(www.ulsancitytour.com)나 (주)태화세계로여행사(275·0295~6)로 하면 된다.

◇2층버스는?

시티투어용 2층버스는 독일 네오플란사가 제작한 동아시아형으로 국내 도입된 4대의 2층버스 가운데 가장 최신식이다.

대당 가격이 무려 6억7000만원에 무게만도 18t에 이른다. 차 길이는 12m44㎝에 높이는 3m90㎝로 차체를 최대로 높일 경우 4m가 넘는다.

1층에는 10여명이 앉아 쉴 수 있는 휴게실과 세면대, 냉장고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운전석에는 2층 내부와 1층 버스 뒤를 볼 수 있는 모니터가 탑재돼 있다.

주 객실인 2층은 43인석 규모로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한 관광안내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대형 모니터와 소형 모니터가 각각 설치돼 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은 앞 쪽과 뒤 2곳에 설치돼 있다.

“25년 운전경력 베테랑 전국에 4대…자부심 커”

▲ 2층버스 기사 이상각씨
"전국에서 4대 밖에 없는 버스를 운전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티투어 2층버스 기사 이상각(47)씨는 울산에서는 한 대 밖에 없고 전국에서도 4대 뿐인 2층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다.

운전 경력 25년의 베테랑 기사인 이씨는 4년 전인 지난 2005년 시티투어가 시작되면서 1층버스를 몰다가 이번에 2층버스를 운전하게 되는 행운을 안게 됐다.

이씨는 “처음에 운전했을 때는 차체가 높은데다 차폭도 넓어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며 “특히 삼호교 지하차도를 지나갈 때는 벽에 부딪힐 뻔해 아찔했다”고 긴장됐던 첫 운전 당시의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일주일에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을 2층버스와 함께 한다. 2층버스와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운전기사가 이씨 혼자 뿐이어서 행여 몸이라도 아프면 운행을 할 수 없어 이씨의 책임감은 더욱 막중하다.

이씨는 “주말에도 일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가장 미안하다”며 “하지만 시민들이 2층버스를 타고 돌아가면서 흐뭇해 할 때 너무 보람되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운전대를 계속 잡고 싶다”고 말했다.

글=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사진=김동수 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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