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몰고온 철새 탐조여행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을 지나 첫 얼음이 언다는 소설(小雪)을 이틀 앞뒀다. 단풍과 낙엽이 세상을 뒤덮는 아름다운 가을을 떠나보내고, 찬바람이 불고 눈가루가 흩날리는 겨울을 맞을 때다.

쌩쌩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과 함께 영하권을 맴도는 아침기온 등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기습한파 때문인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한 없이 움츠려들었다. 어디선가 11월 중순 남부지역에서 첫눈을 구경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울산지역도 기록되진 않았지만 이미 약한 눈발이 날렸다.

곳곳에서 김장을 담근다는 소식이 들려오는걸 보니 길고 긴 겨울이 곧 시작될 태세다.

하지만 춥다고 생각하면 더 추워지는 법. 어깨를 활짝 펴고 주위를 둘러보자.

비교적 따뜻한 겨울기후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매료돼 매년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진객의 힘찬 날개짓을 쫓다보면 어느새 추위는 간곳 없다. 시베리아 벌판의 혹독한 추위를 피해 우리 나라의 남부지방을 찾고 있는 겨울 철새의 화려한 군무가 가슴을 설레게 할 것이다. 저 멀고 긴 여정에도 지친 기색없이 겨울보금자리를 찾은 철새들이 우리들을 향해 손짓한다. 춥다고 웅크리고만 있다면 이들의 화려한 군무는 영영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지구 온난화와 개발사업 등으로 이들이 내년 겨울 다시 찾을 것이라는 확답을 할 수도 없다.

또 이번 주말에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평년기온을 되찾으며 추위가 차츰 누그러진다는 것이다. 답답한 실내에서 벗어나 가족 또는 연인·친구들과 함께 따뜻한 외투를 챙겨 입고 유혹하듯 손짓하는 곳으로 철새 맞이 나들이 여행을 떠나보자.

글=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사진=부산시·창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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