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나들이

최남단 스키장 무한질주 ‘짜릿’
총 길이 7㎞ 정북향 슬로프 갖춰
리조트엔 스크린 골프·등산코스 마련
□영남권 유일의 스키장

직장인들이 겨울 휴가철 가장 선호하는 레포츠로는 단연 설원에서 즐기는 스키다. 배내골 겨울 정취와 함께하는 알뜰한 스키 여행으로 세속의 찌든 마음을 훌훌 날려버리자.

경남 양산시 배내골 입구에 위치한 영남권 유일, 국내 최남단 스키장인 에덴밸리리조트는 울산에서 아주 가깝다. 그야말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경부고속도로 양산IC에서 신불산 공원묘지 또는 배내골 방향으로 10분이면 닿는다.

신불산과 이어진 천마산과 안전산, 축천산 인근 해발 800m 지점에 자리잡고 있는 데다 슬로프가 정북향으로 열려 있어 스키장으로선 천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최첨단 제설장비까지 갖춰 빠른 시간 안에 인공눈을 보강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슬로프는 머큐리 우라누스 등 모두 7면으로 총 길이는 7㎞. 아담하지만 초·중·중상·상급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다. 가장 긴 슬로프는 1.5㎞로 난이도는 중급이다. 전체적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아 경사도는 비교적 완만한 편이다. 정상 어느 곳에서 출발을 하던 베이스 한 곳으로 모일 수 있게 설계됐다.

에덴밸리리조트는 255실의 화이트 팰리스 콘도와 지하 1층 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가족단위로 휴식을 즐기며 추위를 녹일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는가 하면 스키하우스 지하 1층에는 스크린골프장(2개) 등 어른들의 놀이시설도 있어 1박 2일 일정이면 더없이 좋다.

스키를 즐길줄 모르는 성인을 위해서 스키장 주변에는 등산 코스도 마련돼 있다. 일명 뒷삐알산을 다녀오는 1시간40분 코스가 두군데 (각각 3.1㎞) 있으며, 종주할 경우 3시간30분 정도의 7.1㎞ 코스도 있다.

배내골은 언양에서 석남사를 거쳐 밀양으로 넘어가는 옛 24번 국도를 타고 오다 만나는 갈림길에서 69번 국가지원지방도로로 갈아타고 배내고개를 넘어도 되고, 원동역에서 원동휴양림과 신흥사를 잇따라 지나 상수도 보호구역임을 알리는 대형 이정석이 서 있는 배태고개를 지나면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경부고속도로 양산IC로 나와 어곡터널과 신불산 공원묘지나 에덴밸리스키장을 지나면 손쉽게 접근이 가능해 부산과 경남 쪽에선 대부분 이 길을 이용한다.

이십리 협곡서 느끼는 겨울 ‘싸아~’
천주교 성지 죽림굴·파래소 폭포 볼만
농암대 서면 김종직의 기상 느껴져

□영남알프스의 심장부 배내골

▲ 밀양댐의 겨울 풍경.
영남알프스의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는 배내골. 신불산∼영축산의 남쪽 알프스와 밀양의 천황산∼재약산을 잇는 서쪽 알프스 사이의 이십리에 뻗친 협곡으로 사계절 사람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는다.

양산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고갯길 넘어 산으로 둘러싸인 배내골에 닿으면 도심탈출이 실감난다. 그야말로 자연의 평화로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고지대 사이에 끼여있는 긴 골짜기이기 때문에 일조량이 다른 지방보다 2시간 이상이나 짧아 사시사철 냉기가 감도는 배내골은 울산시 울주군에서 발원, 양산 원동면을 거쳐 밀양댐으로 흘러들어가는 계곡을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수려한 경관 덕분에 울산과 양산, 밀양에선 각각 울산 배내골, 밀양 배내골, 양산 배내골 등으로 부르지만 흔히 말하는 배내골은 양산지역에 가장 많이 걸쳐 있어 양산 배내골로 회자된다.

▲ 배내 통도골 선녀탕.

조선시대에는 사림의 거봉 김종직을 비롯해 많은 유생들이 세상을 등지고 산수를 벗하며 배내골에서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울주 상북면 이천리 간월재로 가는 도중 만나는 죽림굴은 기해박해 당시 잔혹했던 관아의 손길을 피해 모였던 천주교도들의 피난처였다. 이들은 여기서 토기와 목기를 만들거나 숯을 구워 생계를 유지했다. 입구는 좁지만 안쪽이 넓어 150명까지 지낼 수 있는 천연석굴 죽림굴은 현재 천주교 성지로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겨울 여행의 교육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사전 정보없이 배내골을 찾으면 밋밋하고 심심하지만 살펴보면 볼거리는 꽤 있다. 천주교 성지인 죽림굴에다 배내산장 맞은편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에는 파래소폭포가 유명하다.

▲ 배내골 겨울정취.
가을 단풍이 황홀한 주암계곡에 자리하고 있는 여름철 최고의 명소인 철구소도 단아한 겨울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철구소는 밀양 호박소, 신불산 파래소폭포와 함께 영남알프스 3대 소(沼)로 손꼽힌다.

배내골에는 밀양호댐으로 가는 멋진 드라이브길도 있다. 휴게소에서 바라본 밀양호의 풍광은 일품이다. 정자 앞에는 망향비가 서 있다. 1990년 밀양댐이 조성되면서 수몰된 단장면 고점리의 덕달·사희동·죽촌·고점 등 4개 마을의 안타까운 사연이 적혀 있다. 배내골 하류에 해당되는 이곳에는 농짝같은 암장이 치솟아 멋진 겨울 풍광을 선사한다. 농암대다. 사림의 거두 점필재 김종직이 말년에 머물렀던 곳으로 유명하다.

글·사진=김갑성기자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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