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운동선수들이 탈레반 정권이 축출된 뒤 자유로워진 환경 속에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 선수들과 겨룰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프간의 한 레슬링 클럽에서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8년째 맹훈련을 쌓아온사이드 마술(23) 선수도 그 가운데 하나.

 탈레반 정권은 여러가지로 선수들의 훈련을 방해했다.

 집단예배가 열릴 때는 경찰의 감시를 피해 숨어서 연습을 해야했고 정부는 선수들도 반드시 턱수염을 길러야 하고 무릎이 보이지 않도록 긴 바지를 입어야한다고강요했다.

 특히 여성은 아예 각종 대회에 출전조차 할 수 없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이 때문에 지난 99년부터 아프간의 올림픽 참가를 제한해왔다.

 마술은 『국제대회에 출전해 팔과 무릎 아래가 드러나는 경기복을 입고 연습을하고 있을 때면 어김없이 경찰이 쫓아왔고 체육관에 있는 경비원들이 신호를 해주면숨고 경찰이 돌아가면 다시 운동을 계속하는 「숨바꼭질」을 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마술은 또 『아프간을 대표하는 레슬링 선수가 돼 반드시 이번 올림픽에 나가는것이 꿈』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 출전한 경력을 갖고 있는 레슬링 클럽 하비브샤흐 이크발 파리아니 관장은 『탈레반이 물러간 뒤 등록선수도 50명에서 150명으로 늘었다』며『관원 가운데 6명은 차기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아프가니스탄올림픽위원회(AOC) 모하메드 안와르 제크다렉 위원장도 올림픽 참가 제한이 곧 풀리면 2004년 올림픽에 레슬링, 복싱, 육상 등의 종목에 여성을 포함한 선수단을 파견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정권 붕괴 후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 여전히 고립돼 있는 아프간은 마술이 현재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것조차 모를만큼 정보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어 여전히 많은 걸림돌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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