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거센 반전 여론에도불구하고 미국이 이라크 공격 준비를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은 이라크 주재직원들에게 15일까지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쿠웨이트의 외교소식통들이 밝혔다.

 미·영국군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진격로가 될 쿠웨이트-이라크 국경지대에 배치된 유엔감시단(UNIKOM)도 예상되는 전쟁에 대비해 9일 일부 요원들의 철수를 시작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바그다드 주재 유엔 직원이 15일까지 철수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을 알려왔다며 유엔 직원들이 이에 따라 철수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유엔 요원들의 철수는 개전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1991년 걸프전 때도 유엔 요원들에게 공격 개시 이틀전인 1월15일까지 철수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바 있다고 지적했다.

 쿠웨이트와 이라크 국경지대에 배치된 유엔 감시단은 9일 1천여명의 감시단원중 각각 155명의 병사와 비필수 민간요원, 8명의 군사 감시단 등 318명을 쿠웨이트시티로 철수시켰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7일 비필수 UNIKOM 요원들의 철수를 지시했으며 곧 모든 요원들의 철수를 명령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이 말했다.

 총 1327명에 달하는 UNIKOM 요원들은 1991년 걸프전 이후 217㎞에 달하는 이라크-쿠웨이트 국경 비무장지대에 대한 감시활동을 펼쳐왔다.

 한편 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관측도 최근 며칠간에 걸쳐 자국민에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쿠웨이트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관측은 전화를 통해 자국민에게 떠나려면 즉각 떠나라고 권고한 것으로 언론은 전했다.

 쿠웨이트 주재 캐나다 대사관도 지난 주말 자국민에게 대피를 서두를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전자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쿠웨이트 주재 한국대사관은 10일 교민·상사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예상되는 이라크 전쟁에 대비한 안전 및 철수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쿠웨이트시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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