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회관이나 시립예술단은 울산시민들의 소중한 재산이다. 시민들이 쉽게 찾아가 쉴 수 있는 휴식처여야 하고 즐거운 일이 날마다 넘쳐나는 신나는 안식처여야 한다. 그런 울산문화예술회관과 울산시립예술단이 시민들의 정서를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시립예술단이나 문예회관이 하염없이 줄당기기를 하고 있는 사이 울산시민들이 그들에 대해 점점 신뢰와 기대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시립예술단이 공연을 한다고 해도 가보아야 한다는 마음을 생기지 않는다고 하니 그들의 존재의 의미가 상실되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

 사람사는 곳이니 싸움도 있고, 불만도 있고, 항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년이 넘도록 문제가 지속된다면 원인에서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원인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문제가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의 잘잘못을 자꾸 이야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과거는 보다 나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현재와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과거는 재빨리 정리하고 그 시점에서 다시 출발하는 것이 지혜롭다. "보다 나은 미래"를 전제조건으로 설정해두고 현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데 다같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원인을 바로 잡기에는 이미 늦었더라도 그에 대해 충분히 설득한 다음 더 나은 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다. 결과만 좋으면 원인 따위는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사람의 속성이다. 그래서 전화위복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문예회관은 원인을 찾기는커녕 지난 19일자로 단원 3명을 해촉했다. 오디션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성실하게 일하던 순진한 단원을 해촉하는 것은 비열한 해결방안이다. 오디션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의사표현 방법이었다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시립무용단원이 해촉돼야 하는 이유는 춤을 잘못 추어서, 춤추는 일을 게을리해서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단원해촉이라는 방법은 몸통은 접어두고 깃털만 문제삼는 것에 다름아니다.

 원인을 명확히 짚고 나면 그 원인 제공자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서서 변명하고 분석해봐야 명확한 답이 나올 수가 없다.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자는 울산시다. 울산시는 열린 마음으로 여론에 귀를 기울여 결자해지해야 한다.

 울산시나 시립예술단의 이익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울산시민을 위한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울산시나 울산시립예술단이 다같이 가장 두려워해야할 대상은 바로 울산시민이다.

 울산시민들도 맨날 싸움만 한다고 외면해서는 안된다. 이를 계기로 더 큰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울산문화예술회관과 시립예술단은 울산시민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시립예술단의 공연이 열리는 날 문예회관을 찾는 시민들이 200~300명이라니. 그들에게 투자하는 예산이 얼만데. 좋은 시립예술단을 갖기 위해서는 시민들도 노력해야 한다.

 자질도 없는 사람을 지휘자·안무자의 자리에 앉히는지, 기량이 안되는 단원이 그냥 머물러 있지는 않는지 감시해야 한다. 억대의 연봉을 받는 지휘자들은 울산시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지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울산시장이나 문예회관장, 지휘자·안무자나 단원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시립예술단을 이용하지는 않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울산시립예술단은 울산시장의 것도, 문예회관장의 것도, 지휘자·안무자의 것도, 단원의 것도 아니다. 바로 일반 시민들의 것이다. 울산시민을 사랑하고, 울산시민이 사랑하는 시립예술단을 갖고 싶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