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지자체별 이색 정책 … 대구시

대구시 중구청 ‘해피 중구 프로젝트’ 출산친화정책 추진
산후 아버지교실·예비부부 교육 사업 등 대통령상 수상
매월 6일 ‘육아데이’ 지정 남녀 관계없이 정시퇴근 배려
▲ 대구 중구청(구청장 윤순영)은 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2009년 저출산 대응 인구정책 경진대회’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의 여파는 지방자치단체들에게도 매우 어려운 현실을 안겨다 줄 수밖에 없다. 인구 감소에 따른 세수 부족과 지방교부세 축소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지자체마다 생존의 문제로까지 여기며 출산장려에 나서고 있다.

부산과 서울에 이어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2008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에도 못미치는 1.07명에 불과한 대구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경기침체와 일자리 부족 현상으로 젊은층이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경우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 출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개선 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출산장려 시책을 마련, 2080억원을 투입해 펼쳐가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 8개 구·군 가운데 출산율이 가장 낮은 중구청과 대구시설관리공단의 이색적인 출산장려정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 출산장려 새 시책

대구시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올해부터 인공수정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시책을 새로 추진한다.

그동안 불임 부부에게만 지원해오던 시험관 시술비 외에도 올해부터는 인공수정 시술비를 1회 50만원씩 3회까지 주기로 했다.

또 저소득층 가운데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만 24개월 미만의 자녀에게는 월 1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하는 시책도 새로 도입했고, 7월부터는 자녀가 많은 가정을 우선으로 고등학생 자녀 100명에게 학자금 100만원씩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와 함께 출산친화기업 선발, 다자녀 모범가정 시상 등의 사업을 벌이고 ‘둘이서 둘을 낳자’라는 의미로 해마다 11월11일을 출산장려의 날로 지정해 기념키로 했다.

2007년부터 현대·기아자동차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임신 또는 출산가정을 대상으로 차값을 최대 30만원까지 할인해주고, 만 20세 미만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정에 대해서는 임신·출산 여부와 관계없이 차량 구입비를 30만원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대구시 산하 대구시설관리공단의 출산장려 및 일·가정 양립지원 계획도 눈에 띤다.

시설관리공단은 올해부터 셋째 자녀를 출산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해당 자녀를 특별채용한다는 약속을 했

▲ 강경덕 이사장(왼쪽)이 셋째 자녀를 출산한 직원 손명수씨에게 셋째 자녀 특별채용 증서와 함께 출산축하금 300만원을 전달했다.
다.

또 최근 셋째 자녀에 대해서는 출산축하금 300만원을 지급하고, 첫돌 격려금 20만원 및 축하화환 전달, 만 18세가 될 때까지 가족수당 2만원을 5만원으로 상향 지급, 만 6세가 될 때까지 매월 육아수당 5만원 지급, 본인이 원하는 시기부터 1년간 매월 6일 4시간만 근무하는 육아데이 행복근로타임제를 시행키로 했다. 특히 1호봉 추가승급이라는 특전까지 부여할 방침이다.

실제 도로관리본부 소속 손명수(36)씨가 얼마 전 셋째 자녀를 낳아 파격적인 조건의 최초 혜택을 받는 첫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저출산 정책 대구 중구청에 물어봐

대구의 중앙에 위치해 중심상권까지 갖고 있는 중구지만 상주인구 감소와 유동인구 과밀로 인한 지속적인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인해 대구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또 가임기 여성인구비율도 2008년 기준으로 대구시(27.7%) 평균 보다 낮은 24.9%를 기록하고 있어 저출산·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곳이다.

열악한 여건에서 아이낳기를 권장하려면 무엇보다 여성에게 과중한 출산·육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중구청은 지난해 ‘해피 중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출산친화정책을 추진,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한 ‘2009 저출산 대응 인구정책 경진대회’에서 전국 최우수기관에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여성과 함께 공동육아의 주체인 남편·아빠의 역할을 강조한 정책들.

중구청은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남편이 아내를 도와야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이 해소되고 그 결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산후 아버지교실, 아빠와 함께하는 예방접종, 예비부부 교육, 배우자와 함께하는 임신과 출산준비 등의 사업을 펼쳤다.

지역 내 예비 부부를 대상으로 양성평등한 부부관계 만들기를 위한 교육을 실시했고, 매월 넷째 주 토요일 마다 영유아 대상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방문하는 아빠에게 만성질환 무료검사는 물론 아버지교육과 부모교육을 제공해 자녀와 아빠의 친밀감을 도와줬다.

또 예비 아빠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임신·육아교육을 실시해 건강한 자녀의 출산을 유도하고, 출산후 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돕기 위해 산후아버지교실을 운영한데 이어 중구청 청사 내 남여화장실에 기저귀교환대 및 아기보호의자를 설치,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는 아빠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엄마의 양육부담을 경감시켰다.

이밖에 중구청 공무원들에게 매월 6일 남녀 예외 없이 ‘칼 퇴근’의 의무(?)를 따르게 하는 ‘육아데이’를 실시, 이날만큼은 업무를 제쳐두고 정시에 퇴근해 아이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도록 배려했다.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은 “중구청은 여성들을 배려하는 친화정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고, 이같은 정책들이 아이낳기 좋은 중구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여성운전자 경차주차요금 50% 할인과 중구 도심거리에서 여성들이 담배연기를 맡지 않도록 금연거리로 지정하고 적발시 10만원의 벌금을 매기는 등 강도높은 우먼 프랜들리(여성 친화)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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