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여 세상에 태어남은 곧 축복이며 축복 속에서 세상에 오는 그 순간부터 자연과 더불어 삶을 영위하게 된다.

 조물주로부터 선택받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는 가장 중요한 네가지의 요소가 있으니 흙(地)과 물(水)과 불(火)과 바람(風)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흙이 있어야 땅을 만들어 밟고 곡식을 키우며 물이 있어야 인체에 필요한 수분을 공급한다. 또 불이 있어야 우리의 체온을 유지하며 바람이 있어야 숨을 쉴 수 있다.

 이는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지만 가끔은 상식마저도 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한번 더 생각해 보고자 한다.

 불가(佛家)에서는 물질계를 구성하는 네가지 원소 즉 지(地),수(水) 화(火)풍(風)을 사대(四大)라 하고 사람들의 몸(肉體)도 분해하면 결국 이 네가지 원소로 구성되어져 있다. 이 사대가 조화롭지 못하면 사대부조(四大不調)라 하여 인간의 몸은 병이 생기고 자연계는 오염되어 공해를 발생하게 되어 우리의 축복받은 삶은 고통스럽게 될 것이다.며칠 전이 세계 물의 날이었다.

 내가 사는 산꼴짜기 계곡도 말그대로 삼천리 금수강산의 명경지수로 우리 울산의 명소이다. 맑고 깨끗하기로는 일급수의 수질을 자랑하는 곳인데 때로는 인상을 찡그려야 하는 일이 더러 있다. 다름아닌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 때문이다.

 작년 여름의 일이다. 어머니와 아이들이 계곡에 들어와 물고기와 고동 등을 잡는다고 계곡을 온통 뒤집고 있길래 아름다운 자연그대로를 후손에게 물려주고 잘 보호해야 하지 않느냐 하니 아이들이 현장체험 하는데 왜 그러냐며 스님들이 아이가 없으니 뭘 아느냐고 했다. 정말 답답했다.

 그 뿐아니라 계곡 구석마다 고기 굽고, 술 마시고, 설거지 하고, 쓰레기는 그대로 방치하니 우리 몸의 구성요소 사대와 같이 우리의 금수강산 사대를 너무 짓밟는다. 어항속의 물이 오염되면 그 속에 있는 물고기가 오염되듯이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오염되면 우리 인간도 병이 든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생명이 있는 그 어떤 것도 물이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다. 깨끗하고 순수한 물을 마셔야 건강하게 살수 있다는 사실은 불문가지이다. 깨끗한 물이 체내에 축척된 유해 노폐물을 몸밖으로 배출시킴으로써 건강하게 수명을 유지해 주지만 깨끗하지 못한 물을 마시면 질병과 죽음에 시달리게 된다. 우리 지구상에서 물 사정이 좋지않은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우리는 더러 접하지 않는가.

 벤자민 플랭크린이 "만일 우물이 말라버린다면 우리는 물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이미 오래전에 역설한 바 있지만 우리는 이제 물의 마지막 벼랑 끝에 서 있다. 정말 우물이 말라버리고 난 뒤에, 그때 물의 소중함을 알아서는 무얼 하겠나. 우리는 당장 눈 앞에 보이지 않는다하여 물을 너무 학대하고 있다.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고 내버리는 생활하수, 공장폐수 등 함부로 쓰고 마구 버리는 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전환을 하지 않으면 곧 공멸할 때가 온다. 심청정(心淸淨)이면 국토청정(國土淸淨)이라 함은 우리의 한마음이 깨끗하면 이 사바세계의 국토가 청정하다는 말인데 우리의 마음도 물의 덕성과 같아서 심여수(心如水)라 한다.

 맑고 깨끗한 물은 나와 내 가족과 우리 땅을 살리고 영원히 후손 만대에 물려줄 유산이 되도록 지수화풍의 사대를 사랑하고 아름다운 이 금수강산이 영원하도록 다함께 정성을 기울일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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