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지자체별 이색 정책 … 서울 송파구청

세 자녀의 엄마 김영순 구청장 “출산장려금으론 해결 안돼”
‘2010 아이소리 프로젝트’ 저출산 극복 위한 75개 사업 추진
전직원 참여토론 육아지원센터 운영 등 67개 시책 즉시 시행
구립어린이집 연내 45곳까지 늘려 최대 자정까지 연장 운영

▲ 서울 송파구청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일하는 엄마들의 보육 부담 경감을 위해 올해부터 최대 자정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송파구청은 다양한 출산·보육 정책으로 3년 연속 출산율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현실성있는 아이낳기 좋은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실제 지난해 송파구의 출생아 수는 6356명으로 지난해 대비 361명 늘었고, 2006년 5326명, 2007년 5869명, 2008년 5995명에 이어 3년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출산율 또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최고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아이낳고, 잘 키우고, 잘 가르칠 수 있는 출산·보육정책을 꾸준히 펼친 결과이자 소중한 결실이다.

송파구는 올해 아이 울음 소리가 가득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2010 아이소리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 75개의 저출산 극복을 위한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매주 화요일 열리는 간부회의를 저출산 극복 토론회로 전환해 출산·보육 전문가와 행정 실무자들의 끊임 없는 소통의 장을 마련, 다양한 출산·보육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일회성 장려금 보다 출산·육아 환경 조성
김영순 송파구청장은 세 자녀의 엄마로서 누구보다 아이를 마음놓고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함을 알기에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수준의 저출산 정책에서 벗어나 엄마의 마음으로 출산·육아 환경 조성을 위한 시설 확충에 우선했다.

맞벌이 부모의 보육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을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송파구청은 지난 5일과 9일 34번째와 35번째 구립 어린이집을 개원했고, 올해까지 총 45곳으로 확대해 워킹맘들의 보육 부담을 줄이고 보육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07년 5월 국내 최초로 아토피어린이집이라는 친환경어린이집을 지난해까지 4곳 개설한데 이어 올해 2곳 더 확충할 계획이다.

구립 어린이집을 짓는 과정에서 아토피의 주범인 포르말린을 배제하고 자연친화적인 건축자재와 천연수성페인트를 사용해 구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들에게 ‘아토피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2010 구립보육 시간연장 24시 계획’을 통해 모든 구립어린이집의 운영시간을 최대 자정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야간까지 운영 시간을 연장해 맞벌이 부모들을 배려하고, 구립 어린이집이 아닌 민간시간연장형 어린이집에도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시간연장형 어린이집에는 보육교사 인건비 등 연간 92억여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기에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송파구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지원하고 발병 시 치료비용을 보전해주는 ‘송파 다둥이 안심보험’을 비롯해 어린이보호차량 인증제, 어린이자전거면허제, 세이프티닥터제 등 어린이가 안전한 도시 만들기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방과후 교실과 장애아 특수보육시설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송파구만의 발빠른 행보 저출산 극복 으뜸

송파구는 서울에서는 이례적으로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도시로 통한다.

공격적인 저출산 정책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저출산 극복을 위한 발 빠른 행보도 큰 몫을 차지했다.

송파구는 올해 초 국가적인 어젠더인 저출산 문제를 다룰 정책사업추진반을 편성, 부구청장 직속의 한시적 기구(태스크포스팀)를 뒀다.

정부 주도의 정책인 저출산 문제를 지자체 중심의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사업을 통해 극복해 나가자는 의도다.

또 지난달 2일에는 기초 지자체 중 최초로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머리를 맞댄 결과 다양한 저출산 대책을 도출해 내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를 통해 구청 28개과와 26개동 등 모든 현업 부서에서 모아진 104개 정책이 쏟아졌고,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지자체 최초로 구립 산후조리원과 권역별 육아지원센터 운영, 경로당 및 야간탁아방 설치, 출산 공무원에 대한 호봉 특별 승급제 등 67개 시책을 곧바로 시행키로 결정했다.

경직된 공직사회 내부에서 전체 부서와 동까지 총동원해 머리를 맞대 다양한 정책을 이끌어 낸 이날 토론회는 국내 초유의 일로 평가받고 있다.

출산친화적인 직장분위기 조성 등에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월부터 서울 자치구 중에서 처음으로 일하는 엄마들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탄력적 근무제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육아나 학업, 간병 등 개인사정에 따라 주당 15~35시간 범위에서 근무조정이 가능하도록 한 탄력 근무제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또 직장일과 가정생활을 모두 무리하지 않고 가능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탄력 출퇴근제, 1일 근무 시간을 늘리는 대신 추가 휴일을 갖는 집중근무제, 사무실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제 등을 전면 실시하기로 하고 수요조사에 들어갔다.

규정은 있으나 그동안 활용이 적었던 육아시간제도 적극 권장하기 위해 생후 1년 미만의 유아를 가진 여성공무원 18명에게 1일 1시간의 육아시간을 제공한다.

다양한 근무제 실시에 따른 업무 공백을 방지하고 제도 활성화 차원에서 직원들의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 대체 인력은행을 운영키로 했으며, 기존 기간제근로자들을 계약직 공무원으로 전환하거나 신규 채용해 행정 대체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업무의 전문성이 강한 사회복지·세무 분야는 관련 전공자·유경험자·자격증 소지자를 채용해 근무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밖에 송파구는 3자녀 이상 다자녀 직원은 승진 시 우대해주고, 현행 근무실적에 한정된 행정안전부 지방공무원 승진 관련 규정이 개정되는 대로 실적 가점도 부여할 방침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출산장려금을 준다고 저출산 문제가 극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기에 엄마의 마음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정책을 펴는 것이 올바른 저출산 극복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송파구만의 다양하고 발빠른 정책이 있었기에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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