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지자체별 이색 정책 … 경기도 과천시

높은 주택가격 등 영향 생활비 부담에 젊은부부 유입 적어
2008년 합계출산율 1.09명 경기도 31개 시·군 중 최저 기록
‘아이·부모 행복한 도시’ 위해 4개 분야 30여개 세부계획 마련
노인회 과천시지회, 손자녀 3인 이상 출산 회원에 축하금도
▲ 경기도 과천시는 결혼 상담 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이 과정을 통해 배출된 비상업적 웨딩플래너들은 결혼 정보 제공 및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는 관악산과 청계산, 우면산 등으로 둘러쌓인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전원도시이다.

특히 행정의 중추역할을 하는 정부과천청사와 연주대, 서울대공원, 과천경마장 등 다양한 문화유적과 관광명소가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는 행정·문화·관광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계획도시인 과천은 전체 면적의 89.6%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난개발이 허용되지 않아 인구수가 7만에 그치는 등 인구밀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특히 출산 가능한 만 15세부터 49세의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자녀의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경기도내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경기도 저출산 및 출산지원정책 현황’에 따르면 과천시는 2008년 기준 합계출산율 1.09명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도 전체 합계출산율 1.29명 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며, 우리나라 전체 합계출산율 1.19명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과천시 측은 가임여성의 인구수가 적은데다 일과 육아가 양립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맞벌이 부부가 많고,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큰 젊은 신혼부부들이 유입되기에는 부담스러운 주택가격 때문에 이 같은 초저출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도시 만들기 총력

과천시는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합계출산율 1.09명이라는 초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출산과 양육, 가족문화에 대한 시민인식을 개선

▲ 대한노인회 과천시지회는 지난 12일 열린 ‘2010년 정기총회’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다자녀 출산 회원가족에게 축하금을 전달해 주는 ‘새싹회’를 발족했다.
하는 한편, 앞으로 다자녀가정에 대한 출산 및 양육 지원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과천시는 결혼, 임신 및 출산, 양육, 다자녀가정 등 4개 분야별로 나눠 30여개의 세부계획을 마련했다.

먼저 결혼과 관련해 긍정적인 결혼 인식 제고와 전통적이고 경제적인 결혼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결혼 상담 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해 비상업적 웨딩플래너를 육성·배출하는 등 결혼 장려를 위한 결혼 정보 제공 및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해서는 불임부부에 대한 시술비 지원은 물론 예비 임산부 무료 기초건강 검진 실시, 산모·신생아 도우미 서비스 지원 확대 방안을 마련 적극 시행키로 했다.

양육과 관련해서는 문원1단지 어린이집 건립 등 공공보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신생아 및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을 무상으로 실시하고,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의 보육비용 지원 확대 등 부모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보육 지원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셋째 자녀 이후의 출산 장려책보다는 첫째, 둘째자녀 출산 정책 시행에 중점을 두는 한편, 이벤트성의 일회성 출산장려금을 증액 지원하기 보다는 실제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비용을 지원해 줄 방침이다.

특히 이달부터 셋째아 이후 자녀에 대한 보육료 지원범위도 기존 국공립 보육료의 50% 수준에서 100%로 대폭 확대하고 시간제아이돌보미 시설 이용료 감면 혜택 등 자녀를 보육시설에 믿고 맡길 수 있는 고품질 보육서비스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자녀 가정에 대한 우대시책도 마련했다.

과천시는 과천 관내 다자녀 가구 총 503세대주를 대상으로 다자녀 가정임을 증명해 주는 카드를 발급, 관내 위락시설 이용 시 정상가의 50% 할인, 음식점 이용 시 10% 할인, 목욕탕 이용 시 1000원을 할인해 주는 각종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과천시애향장학생 선발 시 다자녀 가정에 대해 가산점을 주는 것과 아울러 관내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감면 추진, 관내 교육기관 이용 시 감면 등 할인혜택도 부여키로 했다.

과천시 사회복지과 박종화 과장은 “이번 출산장려와 다자녀 양육 지원 정책 시행으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한 도시 과천이 되길 바란다”며 “과천시 직원을 대상으로 가족 친화와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임신·출산 및 배우자 우대 제도를 도입,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노인들도 저출산 해결에 두 팔 걷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과천시 노인회가 두 팔을 걷고 나섰다.

대한노인회 과천시지회는 지난 12일 열린 ‘2010년 정기총회’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다자녀 출산 회원가족에게 축하금을 전달해 주는 ‘새싹회’를 발족했다.

강찬기 회장을 비롯해 과천 관내 경로당 회장 등 36명의 발기인으로 구성된 새싹회는 매월 기금을 적립해 다자녀 출산 가정을 축하하는 의미로 경로당 회원의 손자녀 또는 증손자녀를 3인 이상 출산한 회원 가족에게 축하금 30만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급 대상은 대한노인회 과천시지회 회원의 직계존비 가족 중 손자녀 또는 증손자녀를 3인 이상 출산한 가정이다.

이를 위해 노인회는 현재 강찬기 회장이 통장 개설과 함께 입금한 100만원을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총 5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며, 기금은 과천지역 31개 경로당 회장(회원은 자율참여)에 한해 의무적으로 매월 1만원 이상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노인회는 이번 새싹회 발족을 계기로 경로당별로 어린이 보호조를 편성하여 공원 또는 학교 주변과 골목길을 수시로 순찰하며 보호 감시하는 활동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강찬기 회장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만큼 국가시책에 부응하고 민족의 번영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모임을 만들었다”면서 “우리가 용돈을 모아 조성한 기금으로 다자녀 출산 회원가족에게 비록 액수는 적지만 큰 의미가 담긴 축하 성금을 전달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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