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너하임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팀당 162경기씩 벌이는 7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이라크전쟁과 반전 시위로 어수선한 가운데 개막하는 올해 메이저리그는 그라운드에 "한국인 돌풍"을 주도할 "빅초이" 최희섭(시카고 컵스)과 "투수 5인방" 박찬호(텍사스), 김병현(애리조나), 봉중근(애틀랜타), 김선우(몬트리올), 서재응(뉴욕 메츠)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풀시즌 빅리그 타자를 예약하고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도전장을 던진 최희섭에 대한 한국팬들의 기대감은 매우 높다.

 지난 2001년 빅리그 데뷔 첫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차지했던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올해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고질라" 마쓰이히데키 등 일본인 선수들과 최고의 동양인타자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최희섭은 노장 에릭 캐로스와의 주전경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파워히터의 진면목의 보여준다면 올해 신인왕 등극 목표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맏형" 박찬호의 에이스 부활과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김병현의 성공여부도 관심거리.

 지난해 부상속에 9승에 그쳐 에이스 자존심을 구겼던 박찬호는 지난 겨울 강도높은 훈련으로 부활을 준비했지만 시범 4경기(14이닝) 성적은 타선 도움덕에 얻은 2승이라는 표면적인 결과를 제외하곤 방어율 8.16(13자책점)으로 실망스러웠고, 급기야 올 시즌을 제2선발로 시작하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하지만 지난 23일 애너하임전에서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5안타 1실점으로 막는 안정적인 투구로 재기 가능성을 밝혀 정규시즌 첫 등판인 다음달 2일 애너하임전을 시작으로 호투를 이어간다면 에이스 복귀도 기대할 수 있다.

 김병현은 시범 6경기(22이닝)에서 방어율 2.86(7자책점)의 빼어난 투구로 밥 브렌리 감독의 강한 신임을 얻어 제4선발을 꿰차는 행운을 잡았다.

 다음달 5일 콜로라도전에서 정규시즌 첫 선발등판하는 김병현이 약점으로 지적돼온 많은 투구수를 최대한 줄이고 들쭉날쭉한 투구폼과 주자견제의 미흡함을 보완한다면 마무리로 능력을 인정받은데 이어 선발로도 성공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선발 한 자리를 노리는 봉중근과 김선우, 서재응도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빅리그 롱런 가능성에 파란불을 밝혔다.

 한편 일본프로야구도 28일 정규시즌 막을 올리고 팀당 140경기씩 6개월의 경기에 돌입하는 가운데 일본에 홀로 남은 구대성(오릭스 블루웨이브)이 31일 세이부 라온즈와의 홈구장 개막전에 선발등판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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