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지자체별 이색 정책 … 서울시 강동구청

미혼남녀 미팅이벤트·연애특강·예비부부교실 등 진행
삼칠일간 산후조리 코디네이터 파견·축하금 확대 계획
다자녀가정-기업 1대1 결연 … 세자녀 우대카드 사업도
▲ 이해식 구청장 어린이집 방문.
출산장려금과 양육수당 지원 등 갖가지 저출산 극복 대책을 추진해온 서울시 25개 자치구는 올해 초 쓴웃음만 지어야 했다. 서울시가 지난 1월17일 발표한 주민등록 기준 인구통계를 통해 서울의 신생아 수가 2년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송파구와 강동구 등 일부 자치구를 제외한 대부분에서 출산장려정책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탓에 2009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9만1029명으로 전년 9만4736명에 비해 3.9%(3707명) 감소했고, 2008년 신생아 역시 2007년의 10만107명에 비해 5.36%(5371명) 하락했다.

이에 각 자치구는 구겨진 체면을 바로 세우기 위해 보다 현실성 있는 출산정책 마련에 돌입했다. 지난 2008년 합계출산율 1.008명으로 서울시 전체(1.01명), 전국(1.192명) 수준을 밑돌고 있는 강동구청은 연애부터 결혼, 출산, 양육까지 책임지는 ‘친정엄마’ 역할을 다짐하며 결혼, 임신, 출산, 양육에 이르기까지 연령대와 특성에 맞도록 갖가지 아이디어가 담긴‘2010년 저출산 대응 종합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중매부터 연애까지 책임진다

강동구청은 출산율을 높이려면 미혼남녀의 결혼부터 지원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딸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강동구청은 바쁜 직장생활로 결혼시기를 놓친 미혼남녀들을 위해 ‘사랑의 오작교’를 놓고 있다.

▲ 다문화가정 교육

지난 2월4일 구청 미혼 여직원과 관내 기업체 남자직원과의 ‘미팅 이벤트’를 열어 1쌍의 커플을 탄생시켰다.

또 오는 7월에도 우량기업 직원들을 추천받아 2차 미팅 이벤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강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솔로탈출을 위한 ‘연애특강’과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위한 예비부부교실’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으며,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는 ‘결혼예비교실’도 이어가고 있다.

◇친정엄마의 정성으로

강동구청은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 준비도 친정엄마의 심정으로 돕고 있다.

매주 둘째, 넷째 토요일을 보건소 가는 날로 정해 ‘부부분만 체조교실’을 개최, 아내와 남편이 함께 임신과 출산에 관한 정보를 얻도록 배려했다.

임신부 산전관리에서부터 모유수유 클리닉, 임신부와 아이를 위한 이유식·건강간식 교실을 마련했고, 워킹맘들을 위해 영유아 예방접종도 토요일에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평일에는 임신부들에게 필요한 필수 검사와 진찰을 해주고 있다.

특히 아이를 출산한 후에는 산모가 친정엄마의 도움 없이도 삼칠일(21일) 동안 산후조리를 할 수 있도록 출산코디네이터를 파견하는 ‘출산2NE1’ 사업을 올해 안에 시행할 계획이다. 출산코디네이터는 가정에 파견돼 출산증후군, 우울증 예방을 위해 말벗 돼주기, 양육스킬교육, 육아지원, 가사지원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출산축하금 지원도 확대키로 했다.

7월부터 둘째아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셋째아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넷째아 이상은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확대한다.

‘서울특별시 강동구 출산장려 및 다자녀가정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지원 근거도 이미 마련해뒀다.

◇육아도 지역사회와 함께

강동구청은 지역의 기업 및 단체들과 손잡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다자녀 가정과 강동구내 기업이나 단체와 1대 1 결연을 맺고, 자녀 양육에 필요한 경비와 물품을 지원하는 ‘다자녀 Win-Win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 아이돌보미서비스.
지원대상은 2010년 출생신고한 강동구 관내 넷째아 이상 다자녀가정을 대상으로 하며, 현재 강동구 내 소재지를 둔 기업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병·의원 등 경제계, 여성보육계, 의료계, 문화복지계, 종교계, 언론계 등을 대상으로 희망기업과 단체를 모집 중이다.

지원방법은 기업이나 단체에서 유아기(1년제, 3년제, 6년제), 초등기(12년제), 중등기(18년제), 고등기(24년제) 등 지원기간을 선택하고, 지원단체의 성격에 맞도록 우유비, 유아복, 학용품, 진료비, 교통비, 교육비, 장학금 등 지원품목과 금액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세 자녀 우대카드도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지원은 강동구 세자녀 이상 가정 중 막내가 12세 이하인 가정을 대상으로 하며, 학교급식경비 중 본인부담금 전액을 지원한다.

또한 강동영어체험센터와 강동어린이회관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관내 문화·체육·도서관 등 구립시설의 이용료도 감면해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저출산문제 인식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아이낳기 좋은세상 강동운동본부’를 중심으로 범시민 운동을 펼쳐나가고, 구청 홈페이지에 ‘출산장려 홍보관’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아이낳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좋은 짝을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서 잘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연령별, 특성별 상황에 맞는 적절한 출산정책을 발굴하고, 보육과 교육을 가정과 지자체, 사회가 함께 손잡고 책임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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