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유들로 가족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단독 세대주를 비롯해 아이들 없이 사는 부부가족, 부모 중 한사람이 없는 한부모가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부모"라는 말은 생소한 말이었다. 흔히 결손가족, 편부가족, 편모가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결손의 의미를 느끼게 했다. 이에 반해 한부모가족은 하나라는 의미와 가득찬이라는 뜻의 ‘한’을 써서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긍적적이고 발전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한부모 가족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최근 들어 30%이상을 넘는 이혼율과 배우자의 사별 등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체 가구에서 한부모 가족은 약 12%의 비중을 차지하며 그 중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성 한부모 가족은 약 10%라고 추정된다.

 한마디로 이혼이 급증하고 사별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아직 우리 사회는 한부모가 살아가기에는 참으로 힘든 사회적 환경과 고정관념이 지배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상황을 전혀 받아들이고 함께 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얘기다.

 한부모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여성한부모들은 한부모가 된 이후 수입 감소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관계 변화,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정서적 혼란, 우울, 상실감, 죄의식, 외로움 등을 느끼게 된다. 또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어머니 역할과 가장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면서 자녀교육을 해야 된다는 역할에 부담과 두려움을 갖게 된다. 남성한부모가족도 경제적인 문제에서 여성한부모 보다 조금 나을 수는 있지만 자녀양육 문제와 정서적 어려움을 더 크게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힘든 것은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과 자녀들의 학교생활 문제 등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문제도 한부모라는 이유로 가정문제로 돌려지곤 한다.

 작년에 한 여성단체는 "나는 우리 집이 한부모 가족인 것 때문에 학교에서 이런 일을 당했을 때 화가 났어요"라는 내용의 현장사례를 토대로 한부모가족 자녀에 대한 교사용 지침서를 만들기도 했다.

 얼마전 실시한 한부모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에서 ‘한부모 가족들의 인권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는 사회와 이웃, 정부, 학교에 바라는 내용과 스스로 당당하게 살 것을 주장하는 말을 담았다. 그 중에 우리가 반드시 귀기울여야 될 것은 ‘누구나 한부모가족이 될 수 있음을 알자. 모든 가족은 정상가족이다. 한부모가족도 건강한 가족임을 알자. 한부모가족 자녀를 무언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바라보는 편견에서 벗어나자"라는 외침이다.

 한부모가족은 바로 나의 가족과 친구와 이웃이며 그들의 자녀는 바로 내 아이와 같이 꿈꾸고 미래를 나누고 성장하는 소중한 친구들이다.

 이제 사회와 자치단체는 한부모가족들이 즐겁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종합적인 정책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지역 내 유관기관들은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한부모가족을 지원하며 필요한 자원을 아낌없이 내놓아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한부모지원센터가 구성되어 상담 및 자활, 자원 개발, 자조모임의 형성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만들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너와 나의 차이를 넘어 함께 사는 즐거운 우리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가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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