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게 깨끗한 거리, 아름다운 도로를 충분히 제공해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나마 도로변에 내다놓은 돌화분의 꽃조차 뽑아가 버리는 바람에 보충하는데 더 많은 행정력이 낭비되는 실정입니다".

 시원스레 뻗은 동천서로변 가로수와 초화류를 심어며 가로변 환경정비에 열을 올리는 울산시와 북구청은 최근들어 1~2m 남짓한 묘목이 자주 없어져 애를 태우고 있다.

 뽑아 가기가 힘든 큰 나무는 웬만큼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형편이나 작은 나무는 심겨져 있던 자리가 흉할 정도로 바닥이 뚫려 있는 실정이다.

 이 처럼 얌체 시민들이 뽑아간 자리는 새로운 나무가 식재되지만 얼마 안돼 또 다시 사라지고 새로 심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북구청의 한 공무원은 "잃어버린 나무가 아깝다는 생각, 도로관리청이 누구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더 많은 도로에 나무와 꽃화분을 설치해야 할 행정력이 기존 초화류를 관리하는데 뺏기게 된다는 겁니다"

 해마다 봄이면 각 행정기관은 봄맞이 대청소, 환경정비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겨우내 방치됐던 생활주변의 공한지나 시민들이 많이 찾는 장소를 골라 대대적인 청소를 벌이는 등 아름다운 도시 가꾸기에 나선다.

 그러나 봄을 맞아 도로에 내다놓은 꽃화분은 담배꽁초를 던져놓은 재털이로 변하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즐기는 꽃마저 꺾여 있다.

 지난 주말 자녀와 함께 태화강 둔치를 찾았던 한 주부(35)는 "각종 꽃망울을 터트린 도로변 돌화분에 네살바기 아기가 달려 갔지만 휴지, 꽁초가 쌓이고 심지어 가지가 꺾인 꽃을 보고는 이내 발걸음을 되돌렸다"며 "내 집에 있는 화분처럼 가꾸는 마음이 크게 아쉬웠던 기억으로 남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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