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가 노무현 정권이 결정한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한국군 파병 국회비준을 둘러싸고 찬반입장이 갈려 무척 시끄럽다.

 언제나 그러하듯 진리는 하나이다. 파병을 하여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동참하는 것이 진정 세계평화와 국익을 위한 정의로운 행위이거나, 죄없는 이라크 민중을 학살하는데 동참하는 최악의 범죄 행위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본다.

 바그다드가 아비규환의 불바다가 되었다. 미국은 교황청을 비롯한 전세계 평화 애호세력과 압도적으로 많은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91년 아버지 부시의 이라크 침공으로 수십만의 민중 사상자를 냈고, 이후 의료약품, 염소등 수돗물 소독약 까지 수입을 막는 미국의 잔인한 경제봉쇄로 인하여 수백만 이라크 어린이와 노인들이 죽어갔다.

 전쟁 당시 미국은 핵폭탄의 일종인 열화우라늄탄 까지 사용해 악성 림프종이라는 암에 걸린 아이들이 고통속에 죽어가고 있으며 수많은 기형아들이 탄생하는 등 이라크를 생지옥으로 만들어 버렸다. 지금은 훨씬 발전된 최첨단 무기를 마구 사용하면서 저항도 못하는 죄없는 민중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요 침략행위이다.

 부시대통령은 9·11테러의 배후로 이라크를 지목하고 많은 대량살상무기, 특히 생화학무기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우습기 짝이 없는 것은 이라크 민중을 후세인의 압제로부터 해방시킨다는 주장이다. 친미정부이면 잔혹한 군사독재 정권에게도 엄청난 지원을 아끼지 않던 미국이 이런 이유로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세계 각국의 비웃음과 분노를 살 뿐일 것이다. 한나라의 민주주의 실현은 그 나라 국민이 선택할 문제이지 타국이 무력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침공은 석유매장량 세계 2위인 이라크의 석유채굴권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된 미석유자본과 재고처리가 필요한 군수자본의 추악한 탐욕에 불과하다고 본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것이 단순히 이라크에 대한 공격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한반도로 그 불똥을 옮겨 올 것이라는 점이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의 대립은 이제 그 정점으로 치달아 가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 남한의 군대에 대한 전시 군작전 지휘권을 대통령이 아니라 주한미군 사령관이 쥐고 있다. 이라크 침공을 통해 자신감을 가진 미국이 언제든 핵문제를 빌미로 북을 침공하고 북이 이에 대응공격을 하면, 바로 한반도는 전면전에 빠져들게 되어 그야말로 민족이 공멸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가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것은 세계의 평화를 추구하는 인류의 보편적 요구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운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전쟁 참여 정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진정한 국익을 원한다면, 이 전쟁의 부도덕성을 꾸짖고 한반도로 전쟁의 위협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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