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지자체별 이색 정책 … 서울 강남구청

한 자녀 비율 64% 전국 최고
둘째 출산장려 100만원 지급
셋째부터 관인보육시설 무료
맞벌이 가정 ‘온종일학교’도
▲ ▲아이낳기좋은세상 강남운동본부 출범식 장면.

▶서울 강남구청이 맞벌이부부 자녀들의 양육부담을 줄이기 위해 운영 중인 온종일 학교에 참석하고 있는 어린이들이 축구경기를 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여성’들이 가장 이사가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최고 부자동네다.

출산 적령기 여성은 물론, 학부모, 노인 등 모든 연령대 여성들이 타 지자체보다 월등히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울음 소리가 강남구 전체로 퍼지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현실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인구학회가 발표한 ‘지역별 출산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구의 한 자녀 비율이 64.1%로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2005년 기준 35~39세 미혼율 또한 강남구가 21%로 가장 높았고, 합계출산율(가임여성 여성 1명이 가임기간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수)도 0.85명으로 전국 꼴찌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강남구청은 저출산 고착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출산정책을 마련하는 등 최고 수준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둘째아 지원에 무게 중심

사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낀 강남구는 강력한 출산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0~6세 아동에 대한 조사결과 61%가 한자녀가정으로 밝혀진 만큼, 아이를 2명 낳게 하는데 무엇보다 중점을 뒀다.

그래서 강남구는 지난해 5월부터 둘째아를 낳을 경우 출산장려금을 10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최고 3000만원까지 지원하던 출산장려금 지원 방식도 변경했다.

출산장려금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다보니 출산장려 효과가 떨어지고, 출산양육지원금의 지원조건이 유리한 지자체를 골라 원정출산 후 전출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이에 셋째아는 500만원, 넷째아 1000만원, 다섯째아 2000만원, 여섯째아 3000만원까지 지원하던 것을 넷째

아 이상 최고 상한액을 1000만원으로 낮췄다.

또 출산시와 1년 후, 각각 일시에 지급하던 출산양육지원금을 출산시에 50%를, 나머지 50%는 매달 25만원씩 나눠 지급하고 있다.

강남구는 현실적인 양육비 지원을 위한 정책도 펼치고 있다.

둘째 자녀부터 구청에 등록돼 있는 관인기관에 보낼 경우 기관 보육료의 50%를 지원하고, 셋째자녀부터는 전액 무료다. 보육료 지원 대신 매월 10만원씩의 양육비로 대체할 수도 있다.

또 민간보육시설에 아동을 보낼 경우 국공립보육시설과 민간보육시설간 보육료 차액 또한 둘째아 이상에 한해 구청이 지급해주고 있다.

특히 강남구는 이 같은 출산지원 혜택을 강남구민 뿐만 아니라 소속 공무원에게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으며, 출산·육아 휴직에 따른 결원인력 상시 충원체계 운영을 비롯해 구청 내 청내 임산부 및 모유 수유실 설치 운영, 다자녀 직원 휴양시설 이용 우선 지원, 탄력근무제 실시, 공무원 출산직원 출산비용 지원 등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부자동네 강남구가 돈이 남아돌아서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을 지원한다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출산장려금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구청 민원실 리모델링 사업과 댄스페스티벌 등 각종 사업을 축소해 마련한 예산으로 출산과 양육 모두를 충족시켜주는 출산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육·교육 지원은 출산정책의 핵심

강남구는 핵심 출산정책으로 공교육을 활성화 해 교육비와 보육료 등의 경제적 부담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대표적인 정책이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를 위한 ‘온종일 학교’다.

▲ 강남구 출산 장려정책 BI.
지난해 5월25일부터 시작된 온종일 학교는 강남구 내 4개 초등학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밤 9시까지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단순히 돌봄 수준을 넘어 학습은 물론 운동과 현장체험까지 이뤄진다.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1인당 실비수준인 10만5000원을 내면 된다. 저소득층 자녀와 셋째 자녀는 전액 무료다.

기존 초등보육시설이 오후 7시면 끝이 나고 숙제 지도 위주였던 점을 감안하면 맞벌이부부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되고 있어 반응이 좋은 편이다.

2008년 겨울방학 때부터 시작된 ‘신나는 방학 학교’ 또한 방학 기간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맞벌이부부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어 지난해부터 여름방학으로 확대돼 운영 중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제공은 물론 각종 운동과 학습, 문화체험까지 곁들여진다.

또 지난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현재 9900개 강좌에 회원수가 100만명에 달하는 인터넷 수능방송을 연회비 3만원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거점학교’와 ‘강남구민 영어체험마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강남구는 서울에서 7번째로 많은 기초생활수급 가구 전수조사를 거쳐 학비를 못내거나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찾아내 지원해주고 있고, 12세 이하 아동들에게는 모든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대형건물을 건축할때 보육시설과 수유시설을 설치한다는 조건을 붙여야 신축허가를 내주고 있는 등 다양한 보육·교육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맘 편한 육아세상’, 강남구

강남구는 지난해 5월 발표한 출산장려정책과 관련해 저출산 문제의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출산율 제고를 위해 쉽고 친근한 프로젝트명을 BI(Brand Identity)로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프로젝트명은 아이를 낳기만 하면 여성들의 경력단절은 물론 보육, 교육 등에 대해 아무 걱정할 필요 없이 아이를 키우기 편한 세상을 의미하는 ‘맘(mom) 편한 육아세상’.

이 브랜드명은 강남구 출산장려정책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각종 홍보자료(보도자료 홍보영상물 포스터 외부공문 보육시설차량 홍보 스티커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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