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지자체별 이색 정책 … 경북 포항시
출산장려 표어·아이디어 등 공모
공공기관 임산부 우선 민원서비스
셋째 이상 사교육비 할인 혜택도

▲ 포항시는 지난 3월25일 포항시학원연합회와 ‘다자녀가정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 다자녀가정에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도 저출산·고령화의 광풍을 피해나가지 못했다. 2008년 기준 합계출산율(가임여성 여성 1명이 가임기간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수)이 1.24명으로 현재 인구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대체출산율 2.1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출생아수도 2005년 4070명에서 2006년 4040명, 2007년 4388명, 2008년 4301명으로 소폭 늘어났으나 지난해 4050명으로 다시 감소했고, 특히 지난해의 경우 2000년 6448명에 비해 2398명이나 떨어졌다.

따라서 포항시는 올해부터 저출산고령화대책과를 신설하고, ‘아이낳기 좋은 포항’과 ‘아이키우기 더 좋은 포항만들기’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실천 가능한 출산장려정책 추진

포항시는 전 부서가 참여해 지자체 차원에서 스스로 실천할 수 있고, 사회와 기업도 동참할 수 있는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아이 낳기 좋은 포항’을 만들기 위한 정책으로 △행복한 출산을 위한 시민아이디어 공모 △아이낳기 좋은세상 범시민네트워크 구성 △셋째아 이상 출생아에 대한 출산장려금 지원 △중산층의 출산장려를 위한 임신·출산·아버지 교실 운영 △입양아, 미혼모 자녀에 대한 지원 확대 방안 마련 등 5대 분야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아기 키우기 더 좋은 포항만들기’를 위해서는 △탁아시설의 확충 △직장보육시설 설치 유도 및 직장보육시

▲ 출산장려 1·2·3운동 참여 학원 출산장려인증
설에 대한 지원 확대 △홀로 남은 아이를 위한 ‘방과후, 아이가 안전한 환경’ 조성 △0~10세 자녀를 둔 직장인을 위한 출산·양육 특별 휴가제 도입 △3자녀 이상 가족 지원확대를 위한 법적근거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저출산문제 해소에 공직자들부터 앞장 서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공직자들에 대한 출산장려복무규정 개정과 다자녀 부모에 대한 인사우대정책을 담은 공직내 출산장려정책과 둘째아 출산용품비 특별지원 방안 등도 시행 중이다.

◇책상머리 아닌 국민 생각에서부터 출발

포항시는 저출산 극복 대책을 마련하는데 있어 책상머리 수준을 벗어나기 위해 전체 국민들의 생각을 먼저 들여다봤다. 지난 2월1일부터 3월말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산장려 표어 및 아이디어 공모전’이 그것.

공모 결과 표어 1468건, 아이디어 137건 등 총 1605건의 작품이 접수됐고, 포항시는 11개의 아이디어와 11개의 표어를 당선작으로 선정해 출산장려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톡톡튀는 아이디어들을 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성과는 컸다.

회식이 없는 주간을 만들어 부부에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자는 의견에서부터 다자녀가정에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주거나 공공기관에서 임산부가 최우선적으로 민원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등의 아이디어들이 눈에 띄었다.

▲ 포항시는 출산장려를 위해 민원처리에 있어서도 임산부를 먼저 배려하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유아용품 무상 대여센터를 설치해 양육비용을 줄여보자는 아이디어도 신선하게 다가왔고, 포항이란 지역성을 고려해 아이 하나씩만 더 낳아 51만명 가량인 포항시 인구를 100만명으로 늘려보자는 설득력과 현실성 있는 제안도 주목을 끌었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표어들 중에서도 참신한 것들이 많았다.

‘부모가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를 만나지 않으시렵니까’, ‘사는 멋을 아는 나이가 되면 하나론 외로워질 것입니다’, ‘줄줄이 낳은 아이, 길어지는 희망의 끈’ 등 출산을 통해 삶의 희망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표어들도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의견을 접한 포항시는 거창하기보다는 현실적이고 세밀한 부분부터 반영키로 했다.

‘임산부 및 육아맘에 대한 공공서비스 지원계획’을 통해 임산부와 육아맘을 먼저 배려하는 시책 추진에 나섰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공공시설물 부설주차장과 공연 및 전시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하고, 대중교통 내 임산부 좌석 설치도 추진 중이다.

또 민원행정 처리에 있어서도 임산부 먼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임산부와 육아맘의 문화생활 지원을 위한 임산부 부부좌석과 다둥이 가족특별석 운영 서비스도 함께 지원키로 했다.

포항시 이기권 저출산고령화대책과장은 “저출산 극복은 임산부와 육아맘들을 우선 배려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공무원들의 생각만이 아닌 국민 대다수가 필요로 하는 그런 생각과 아이디어들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자녀가정 교육비 지원 운동 효과 톡톡

포항시는 셋째아 이상을 낳은 가정 자녀들의 학원비 할인 혜택을 제공, 교육비 절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3월25일 포항시학원연합회와 ‘다자녀가정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 4월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포항시학원연합회 소속 학원과 교습소 900여곳 중 입시, 외국어, 음악, 미술학원 및 교습소 300곳이 동참하고 있다.

당초 첫째아 10%, 둘째아 20%, 셋째아 30% 할인으로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학원경영에 어려움이 큰점을 감안, 세자녀 이상의 자녀 모두에게 할인혜택을 주되, 첫 번째 수강생에게는 10%, 두 번째 수강생에게는 20%, 세 번째 이상 수강생에게는 30%를 할인해주며, 자녀가 두개 이상의 학원을 수강하더라도 각각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은섭 학원연합회 회장은 “출산장려 123 운동에 동참하는 학원은 예산 지원을 받지 않고 학원들이 스스로의 허리띠를 졸라매며 우리사회의 가장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순수하게 참여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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