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개전 17일째인 5일(현지시간) 미군은 탱크와 장갑차 30여대를 동원, 바그다드 시내로 전격 진입했다.

 미군은 티그리스강 유역까지 북진하면서 이라크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으며 이날 오후 시 외곽으로 빠져나왔다. 미군은 이 과정에서 이라크군 1천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라크는 이를 부인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주례연설을 통해 이라크 해방이 멀지 않았음을 강조했으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연합군에 항전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미·영 연합군의 바스라 공습으로 이라크 민간인 17명이 숨졌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미군, 바그다드 시내 전격 진입후 회군= 미군 제3보병사단과 제1해병원정군 수천명은 5일 새벽 각각 바그다드 남서쪽과남동쪽에서 바그다드 시내로 진입했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인 빅터 리뉴어트 미군 소장은 제3보병사단 예하 2기갑여단이 바그다드 남쪽 교외에서 시내로 진격, 티그리스강 유역까지 접근한 뒤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사담 공항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리뉴어트 소장은 이날 공격이 시내의 주요 목표물을 점령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으며 연합군은 언제든지 바그다드의 어떤 곳이라도 진격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미군의 진격이 본격적인 바그다드 점령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라크 정부에 대한 무력 시위의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미군은 이날 바그다드 진격 과정에서 이라크군 1천여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라크군은 반대로 미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군이 바그다드에 진입한 직후 방송된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미군과 연합군 병사들은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진군을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며 이라크 국민의 해방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캠프 데이비드에서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보좌진과 화상 회의를 갖고 전쟁 전개 과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라크, 미주장 부인"후세인 항전 성명= 이라크군은 사담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미군 300명을 사살했다고 모하메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이 5일 밝혔다. 사하프 장관은 이라크군이 사담 공항의 연합군을 몰아내고 재장악했다며 이같이 주장했으나 미군 중부사령부는이를 부인했다.

 이라크군은 또 미군의 진격에 대비해 시내 주요 도로에 탱크와 야포를 배치하고, 페다인 사담 등 민병대들을 배치해 본격적인 시가전 준비에 나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알 사하프 공보장관을 통해 대독한 성명에서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연합군에 맞서 적들과 정면으로 대결해 물리치라고 독려했다.

 이라크 국영방송은 이어 이날 후세인 대통령이 군사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방영했으며 이 자리에는 장남 우다이와 차남 쿠사이도 함께 등장했다.

 이라크 국영방송은 전날에도 바그다드 거리에서 군중들의 환호를 받는 후세인 대통령의 모습을 방영했었다.

 △바스라서 시신 수백구 발견"연합군 오폭 민간인 17명 사망= 영국군 병사들이 5일 이라크 남부 바스라 인근에서 이라크인들의 것으로 보이는 유해 수백 구를 발견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BBC는 바스라 남서부 20㎞ 지점의 버려진 이라크군 기지에서 두개골들과, 다발로 묶인 뼈들이 무더기로 플라스틱 백과 뚜껑을 닫지 않은 관 속에 방치된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 유해들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담 후세인 정권 아래서 이뤄진 잔학행위의 증거일 가능성에 대해 법의학자들이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미·영 연합군 전투기가 바스라의 민간 거주지역을 폭격, 어린이 9명을 포함해 17명이 숨졌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미군은 케미컬 알리로 알려진 알리 하산 알 마지드의 거주지를 폭격했다고 밝혔으나 생사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군은 또 바그다드에 대한 공습을 계속했으며 바그다드 시내에선 이날 새벽 커다른 폭발음이 여러차례 들렸다.또 바그다드 교외지역에서 미 해병대 병력은 요르단에서 온 친 이라크 아랍 자원병들과 근접전을 벌였다.

 미군은 또 북부 모술과 키르쿠크의 이라크 진지를 공습, 이라크 군을 공격하는 쿠르드족 병력을 지원했으며 남부지역에선 특수부대와 함께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이라크 반체제 단체 병력을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마이클 모슬리 미 공군 중장은 미 공군이 24시간 바그다드 상공을 초계하다가 필요할 경우 지상목표물을 즉각 공격하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가 더이상 강한 응집력을 갖고 있는 부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쿠웨이트·바그다드 남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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