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저출산 해법, 가족친화기업 - 한미파슨스

▲ 직원들이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데 고민해 온 김종훈 한미파슨스 회장(오른쪽 세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가족친화경영이 근로자의 생산성 확대와 기업의 이익 증대, 심각한 저출산 해결에 큰 도움이 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 같은 경영기법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가족친화경영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미흡한데다 비용 부담을 이유로 우리나라 전체의 기업문화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족친화경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건설업체 한미파슨스(대표 김종훈)가 대표적인 가족친화경영기업으로 모범적인 실천을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종훈 회장의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겠다는 신념은 ‘여성인식주간’, ‘출산장려금’ 등 결혼, 출산, 보육에 대한 한미파슨스만의 앞선 지원정책을 낳았고, 한미파슨스만의 가족친화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천국 같은 직장

한미파슨스는 창업 초기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에도 어려운 사정을 이유로 단 1명의 직원도 정리해고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 모두가 순환근무제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넘겼고, 어려울수록 직원과 함께하겠다는 생각이 위기를 넘기고 도약의 기회로까지 이어졌다.

창업 초기부터 줄곧 지켜온 노사간 끈끈한 믿음과 신뢰는 한미파슨스를 ‘직장인들의 천국’, ‘보람차고 즐거운 일터’로 만들었다.

미혼직원 위한 ‘결혼추진위’ 운영
3세 미만 자녀 보육 배려 탄력근무
산후 육아휴직 3개월 의무화 눈길

특히 건설사업관리(CM)기업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GWP라는 이름의 공간부터 눈에 띈다. 한미파슨스는 2008년 사무실 내 별도의 공간에 GWP 즉, Great Work Place(일을 잘할 수 있게 하는 공간)를 마련했다.

직원들은 점심시간은 물론 근무시간에도 피곤하면 언제든 눈치 보지 않고 이곳을 찾아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외부인사 미팅, 직원들끼리의 티타임, 개인적인 손님과의 만남도 거의 이곳에서 이뤄진다.

한미파슨스는 또 10년 근속한 직원과 5년 근속한 임원에게 2개월씩 안식유급휴가를 주고 있고, 직원들이 자녀를 출산할 때마다 50만원씩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여기에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자녀 수에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 김종훈 회장이 지난해 11월16일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시행한 공로로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가족친화 인증서를 받았다.
직원 배우자의 생일에는 축하선물과 CEO의 축하편지도 전했고, 매년 배우자의 종합정밀건강검진도 지원해주고 있다.

또 매주 목요일에는 오후 5시 정각 퇴근하도록 해 자기계발의 시간과 행복한 가정을 가꾸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 직원이나 직원 가족들이 건강검진을 통해 병이 발견돼 치료를 요하는 경우에는 전체 직원들이 온라인 자선 경매 방식인 ‘사랑 나눔 장터’를 열어 마련한 수익금과 회사에서 지원하는 성금으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투병을 마친 직원은 회사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한미파슨스는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가족친화인증기업 AA등급을 받았다.

◇업그레이드 되는 가족친화경영

국가적·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감소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여성 구성원에게 직장생활과 자녀양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근로 환경이 보장되는‘행복한 일터’를 제공해온 한미파슨스는 지난해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이후 결혼, 출산, 보육 지원정책을 업그레이드 했다.

먼저 사내 미혼 구성원을 위한 ‘결혼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결혼 장려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결혼정보 업체들과 제휴해 각종 결혼정보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미혼 구성원이 결혼할 경우 최대 3000만원까지 주택자금 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여성 구성원 출산 지원책으로는 현행 산전·후 휴가 90일과는 별도로 육아휴직 3개월을 의무화했고, 육아휴직수당도 지급키로 결정했다.

또한 다자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현행 자녀당 5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대폭 증액해 셋째아 200만원, 넷째아 500만원의 다자녀 출산 우대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3세 미만 영아를 둔 여직원에 대해서는 출퇴근 탄력 근무제 실시와 더불어 사내 수유시설을 설치했다.

여기에다 세 자녀 이상 입사지원자에 대해서는 채용에 가점을 적용하고 인사발령 시 통근거리를 참작하여 근무지를 배려한다. 또 정기 채용시 여성채용 비율 20%이상을 의무화한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한미파슨스 김종훈 회장은 “가족친화 경영은 결혼, 출산, 보육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며, 이로 인해 출산 장려라는 국가적 정책에 일정부분 기여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구성원의 근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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