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앞두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집 근처 호프집엘 갔다.

 각자 바쁘게 살아가는 이야기들로 한참을 떠들고 있던 중 한 무리가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짧게 자른 머리에 앳된 얼굴, 아무리 봐도 고등학생들이 분명했다.

 하지만 주인은 능숙한 솜씨로 차림표를 가지고 와 주문을 기다렸다. 술과 안주를 시키는 아이들에게 주인이 "주민등록증 검사는 안 해도 되겠죠?" 라고 물었다. 뻔히 학생인 줄 알면서 매상을 위해 아이들에게 버젓이 술을 파는 주인의 행태가 너무 괘씸했다.

 아직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술집을 찾는 것은 분명히 옳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결국 아이들에게 탈선의 여지를 주는 것은 바로 돈에 눈이 먼 어른들이라는 것에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한선희(울주군 범서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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