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한풀 꺾이고, 봄꽃이 피기 시작했다. 새 봄을 맞이하는 것은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새 학년을 맞는 초등학생처럼 설레는 일이다.

 사계절 중 출발의 의미를 가진 봄에는 많은 선남선녀들이 결혼을 한다. 요즘은 결혼시즌이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부 중에는 오월의 신부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며, 예식장이나 결혼대행업체는 아마도 봄이 가장 바쁜 계절일 것이다.

 그런데, 결혼 시즌이 되면 바빠지는 곳이 또 한군데 있다. 바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그리고 선출직에 있는 기관장들이다. 얼마 전 정당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주민들의 청첩장이 매주 수십장씩 배달되니 안 가볼 수도 없고, 정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경비지출을 줄여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하고자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그리고 선출직에 있는 기관장들과 입후보예정자들은 각종 행사와 관혼상제에 축·부의금품을 제공하지 못하고 1만5천원 이하 경조품만 제공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정당 관계자에 의하면 경조품 구입비용만 해도 상당하다고 한다.

 우리는 대형사고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정치인을 탓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주민들의 관혼상제에 끌려 다니는 현실속에서 양질의 정치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우리 시민들이 먼저 정치인들이 정치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자. 정치인들이 각종 경조사로부터 해방돼 본연의 직무에 전념할 때 우리의 정치수준 또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을 확신한다. 〈울산 북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 최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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