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본지는 울산의 교통 시설물을 얘기하면서 울산시가 교통질서에 대한 홍보도 중요하지만 먼저 시내에 흩어져 있는 교통 시설물 점검을 철저히 해 교통사고를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에 있었던 북부순환도로의 사고를 지적하면서 우선 당시 사고를 유발시킨 불량 시설물부터 빨리치워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울산시의 안전 불감증이다. 당시 바람에 날려 대형사고를 유발시킬 뻔 했던 교통 표지판이 사고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그대로 도로에 방치되어 있었다. 대형 참사를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이 표지판이 일주일 넘게 도로에 다시 세워져 있는 것은 이 시설물에 대한 책임을 질 부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불량 시설물 설치와 관련 책임 부서가 밝혀져야 하는 것은 우선 책임부서가 있을 때 잘못된 시설물을 빨리 치워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교통기획과는 당초 시설물을 설치한 종합건설본부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고 종합건설본부는 책임이 시설물을 관리해야 할 교통기획과에 있다면서 서로 책임 전가에 바뻣다. 나중에는 종합건설본부는 책임이 경찰청에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경찰청을 물고 늘어졌고 또 교통기획과는 책임이 공사를 한 업주에게 있다면서 책임을 업주에게 넘겼다. 그런데 업주는 자신들은 5년 전에 중앙분리대만 설치했기 때문에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은 자기들 보다 앞서 공사를 한 다른 업주에 있다면서 책임을 회피했다.

 울산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민위주의 행정을 펴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대형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이런 시설물을 도로에 방치한 채 어떻게 시민위주의 행정을 펼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더욱이 시민들의 불법 주정차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벌금을 매기는 울산시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교통시설물을 치울 생각은 않고 서로 책임전가만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울산시가 위험한 시설물을 이처럼 방치한 것은 이런 일은 시민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시간만 지나면 해결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일과 관련 울산시가 책임자를 찾아내고 이들에 대한 문책을 철저히 할때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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