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싸개(야뇨증) 아이를 쉬쉬하면서 숨기면 성격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철주 동강병원 소아과장은 "낮에는 멀쩡히 오줌을 가리다가 밤만되면 오줌을 싸는 야뇨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심할 경우 학교 가기를 꺼리고 심지어 수학여행이나 캠핑을 가서 잠을 자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야뇨증은 만 5세 이상 어린이들이 낮 동안에는 오줌을 잘 가리다가 밤만되면 오줌을 싸는 것을 말하며 전세계적으로 5세 어린이들의 약 15%가 야뇨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99년 대한소아비뇨기과학회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5~12세 남자 어린이의 16%, 여자 어린이의 10%가 일년에 한 두 차례씩 오줌을 싸고 이들 가운데 매일 오줌을 싼다는 어린이가 3.1%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야뇨증은 흔한 질환 가운데 하나이다.

 야뇨증을 앓는 아이들에게 있어 가장 위험한 것은 보호자들의 방치다. "좋아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쉬쉬하면서 놔두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야뇨증을 앓는 아이들은 먼저 자신에 대한 신뢰가 쌓이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으려고 한다. 자칫 오줌싸개라는 사실이 친구들에게 알려지면 놀림을 당하고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심각한 정서적인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이 야뇨증을 앓는 아이들은 자아를 형성하고 자아를 발달시키는 시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자긍심에 심한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치료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약물 복용과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에만 의존할 경우 약물복용을 중단했을때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정철주 과장은 "야뇨증이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경우 3개월 가량 약물을 복용하면 상당한 호전을 보이며 보호자들이 매일 밤 1회씩 규칙적으로 아이를 깨워 오줌을 누게하는 훈련(행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오줌이 차면 경보기가 울리는 야뇨경보기도 스스로 일어나 오줌을 누게 하는 조건반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야뇨증을 앓는 아이를 둔 보호자들은 스스로 "야뇨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일 뿐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마음을 편하게 갖도록 해주고 혼자만 오줌싸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화 상대가 돼야 한다.

 또 야뇨증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므로 밤에 오줌을 싼 뒤 아이를 야단치거나 모욕감을 느끼도록 해서는 안된다.

 아이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달력에 오줌을 싸지 않은 날을 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격려하면서 칭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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