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흐드러진 봄은 따스한 햇살과 함께 어디로든 떠나고 싶게 하는 계절이다. 다소 특별한 주말을 보내고 싶다면 복사꽃과 영덕대게의 본고장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동해의 푸른바다가 넘실거리는 도로변을 따라 금새 터질 것 같은 탐스러운 복사꽃이 활짝 핀 경북 영덕은 지금 "영덕대게·복사꽃축제" 준비로 한창이다. 6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오는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경북 영덕군 강구면 일원에서 펼쳐진다. 공연을 비롯해 영덕대게 무료 시식회, 어선 시승회 등 다양한 행사들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이번 축제의 다양한 행사 가운데 13일, 14일 이틀간 관광객들이 직접 영덕대게 위판에 참가할 수 있는 이벤트가 단연 눈길을 끈다. 살아 숨쉬는 경매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소 비싼 가격 때문에 맛보기가 어려웠던 영덕대게를 보다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경매에 직접 참여하는 재미도 볼 수 있다.

 또 13일 대게축제행사장에서 열리는 영덕대게요리대회는 대게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관광객들에게 선보여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시식회를 통해 맛있는 요리들을 직접 맛보기도 한다.

 대게의 대명사 처럼 돼버린 영덕대게는 깨끗한 모래가 깔려있는 경북 영덕군 강구면과 축산면 사이 3마일 앞 바다에서 잡힌 것으로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것 보다 맛이 뛰어나다. 키토산과 타우링산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단백질이 풍부한 건강식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축제현장에서 대게를 맛보고 싶으면 강구항 대게거리로 가면 된다. 영덕대게 전문점들이 즐비한 이 곳에서는 현재 1마리당 5만~~6만원에 대게요리를 먹을 수 있다. 갓 쪄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대게요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 좋아한다. 게장에 비벼 내는 게장밥도 별미다.

 영덕은 복숭아로도 유명하다. 청도와 함께 국내 최대의 복숭아 산지로 꼽히는 영덕은 인산이 많은 토양 때문에 최고급 복숭아 생산지로 꼽힌다. 당도가 높고 수분이 많은 복숭아는 6월이나 돼야 맛볼 수 있지만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화사한 복사꽃을 만끽할 수 있다.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을 만큼 흐드러진 꽃들 속을 거니노라면 일상의 고단함을 털어버릴 수 있다.

 특히 복숭아밭이 밀집돼 있는 황장재에서 영덕읍까지 34번 국도의 27㎞ 구간은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영덕읍에서 안동방향으로 10㎞ 떨어진 신양에서 옥계유원지로 가는 69번 지방도의 달산면 일대도 온통 복사꽃 천지다.

 울산에서 영덕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주 시가지를 지나 포항쪽으로 접어들지 말고 경북 안강에서 신도로를 따라가다 동해안 일주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차량이 밀리지 않으면 2시간30분 가량이면 충분하다.

 기차여행도 가능하다. 울산에서 영덕으로 가는 기차편은 오전 8시06분(통일호)과 10시35분(무궁화호), 오후 3시05분(통일호)과 11시28분(무궁화호) 4차례 운행되고 있다. 무궁화호는 2시간40분, 통일호는 3시간30분 소요된다.

 시외버스터미널에는 영덕행 버스가 오전 5시 50분부터 수시로 운행중이다.

 숙박시설은 민박, 여관, 모텔 등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모텔들은 삼사해상공원 내에 즐비하다. 숙박시설과 음식점에 관한 상세한 정보들은 영덕군청 홈페이지(www.youngduk.kyongbuk.kr)를 참고하면 된다.

 #가 볼만한 곳

축제가 열리는 강구면 일원은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촬영지로 이미 유명세를 탄 곳이다. 드라마에 등장한 갈대밭이나 항구를 찾아보는 것도 이색 재미를 더한다. 여름철만 되면 피서객들로 붐비는 고래불해수욕장이나 대진해수욕장도 볼만한 곳이다.

 영덕에서 7번 국도를 따라 포항방면으로 13.5km 지점에 경보휴게소가 있으며 이곳에는 지난 96년 개관한 제1종 화석전문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화석박물관으로 세계 20여개국에서 모은 2천여점의 화석이 시대별, 지역별, 분류별로 전시돼 있다. 자녀들의 학습관으로 제격이다.

 동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삼사해상공원은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이 밖에도 해맞이공원, 영덕조각공원 등도 들러 볼 만한 곳이다.

 고택들이 모여 있는 괴시리 전통마을이나 조선 후기 평민 의병장으로 활동한 신돌석장군 생가 등도 볼만한 유적지로 꼽힌다. 7번 국도를 벗어나 강구와 축산을 잇는 20㎞ 남짓한 강축해안도로는 바닷가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 대게 고르는 법

 △중앙 부위가 황색을 띠는 것이 최상품이다. 검은색은 죽은 지 오래되거나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배쪽을 눌러 말랑말랑한 것은 피한다. 배 중앙 부위가 단단할수록 게장이 충실하기 때문이다.

 △등쪽 중앙부위를 만져 너무 무른 것은 피한다

 △배쪽(일명 옆구리살)의 속살이 많은 것은 딱딱하다.

 △다리가 몸에 비해 가늘고 긴 것이 좋다.

 △들어서 다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고른다. 특히 집게다리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싱싱한 것이다. 다리가 처진 것은 잡은 지 오래된 것이다.

 △다리가 불그스름한 빛을 띠는 것이 신선한 것이다.

 △게 뚜껑에 검은 게딱지가 붙은 것이 좋다. 검은 게딱지는 공생관계에 있는 일종의 기생충으로 게딱지가 붙은 대게는 게딱지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맛이 좋다.

 △찐 대게의 경우 크기가 같더라도 무거운 것을 고른다.

 △수입산은 껍질이 두껍고 투박스럽다. 수요가 달릴 때는 북한산과 러시아산이 영덕대게로 둔갑하기도 한다. 송희영기자 shyye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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