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울산문화예술회관이 모처럼만에 젊은이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울산문화예술회관(관장 신형우)이 서울을 비롯해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언더그룹 "트랜스픽션", "허클베리핀", "디스코트럭", "낙장" 등 4개 록 그룹을 초청해 마련한 "록 콘서트"에 800여명의 관객들이 모여 열광의 무대를 연출했다.

 야외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대부분 교복을 입은 학생과 대학생, 젊은 직장인들이었다. 간혹 자녀와 함께 온 가족들과 40~50대 주부들도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울산을 비롯해 인근 부산, 경주 등지에서 온 록 매니아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스탠딩 객석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공연 내내 록의 비트에 몸을 맡긴 채 젊음의 열기를 쏟아냈다.

 "록 콘서트"는 지금까지 연극, 클래식 공연 등 순수예술에 치중해 온 문예회관이 모처럼 대중공연과의 소통을 시도한 무대로 그동안 마땅히 대중적인 문화 욕구를 분출하지 못했던 젊은이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문예회관측과 일반시민들 간의 "열린무대"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참여한 그룹들도 공연 시작 전 관객이 전해준 축하 메시지를 읽어주면서 관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했고, 앙코르 요청도 선뜻 응해 관객과 함께 공연을 이끌었다.

 록 매니아 가운데 울산대학교 음악감상동아리 "워팝"의 회원 20여명은 군복 바지를 입고 스탠딩 객석 분위기를 주도했다. 동아리 회원 박상기씨(22·산업공학과)는 "이것이 바로 열광의 도가니, 젊음의 향연"이라며 "울산에는 젊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공연이 너무 부족했지만 이번 무대로 다소나마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생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천영은씨(39·중구 우정동)도 "젊은 열기를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도 자주 이런 무대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예회관 임치원씨는 "800여명의 관객 가운데는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40~50대도 많이 찾아와 록이 단순히 젊은 세대만의 문화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며 "시민들의 호응에 맞춰 올 하반기에도 다양한 음악 장르를 선보이는 크로스 오버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대현기자 antima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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