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자료 봉수대 명칭과 달라

나사리 일대 옛 이름 ‘이길곶’

오는 10월 명칭변경 추진키로

▲ 울산시 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된 ‘서생 나사봉수대’는 경상도지리지 등 여러 문헌상에 나타나는 명칭과 달라 ‘서생 이길봉수대’로 이름이 바뀔 예정이다. 사진은 이길봉수의 연대.
울산과 부산의 뜻있는 향토사 연구가들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온 ‘나사봉수대’가 ‘이길봉수대’로 명칭 변경이 추진된다.

울산시는 19일 울주군 서생면 나사리 산 36 소재 ‘서생 나사봉수대’(西生 羅士烽燧臺, 1998년 10월19일 시 기념물 제15호 지정)의 명칭이 ‘경상도지리지’(조선 세종7년, 1425년) 등 여러 문헌상에 나타나는 ‘봉수대’ 명칭과 맞지 않아 ‘서생 이길봉수대’(西生 爾吉烽燧臺)로 명칭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헌상 ‘남목봉수대’에서 부산 쪽의 봉수대 유적을 대조해 볼 때 ‘울주 하산봉수대’에서 남쪽의 봉수는 ‘이길봉수대’ 밖에 없으며 지명학적으로 나사리 일대가 ‘이길곶’으로 불렸던 사실 등을 볼 때 ‘이길봉수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서생 나사봉수대’는 봉대산(烽臺山) 해발 210m 정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이봉수대’에서 봉수를 받아 울주 ‘하산(下山)봉수대’로 전달하는 정규 봉수시설에 해당된다. 규모는 지름 10m, 높이 1.5m이며 돌로 쌓은 원통형 아궁이 터와 방호벽 등을 갖추고 있다.

울산시는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의 실태조사(7~8월), 명칭 변경 행정예고(9월),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중 변경 명칭(이길봉수대)을 고시할 예정이다.

‘나사봉수대’를 ‘이길봉수대’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역 향토사 연구가들이 10여년전부터 계속 제기해왔으며, 2001년 12월7일에는 울산시 울주군과 부산시의 문화재 관계자들이 기존 울산 나사봉수대와 부산 이길봉수대를 차례로 찾아 현장조사를 한 뒤 명칭 변경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본보에 ‘울산의 관방시설’을 연재중인 울산과학대학 이철영(공간디자인학부) 교수도 2009년 5월19일자 ‘유구만 있고 이름을 잃어버린 이길봉수’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동여지도 오류로 ‘이길’ 명칭을 기장 아이봉수에 뺏겼다“며 “이길봉수대의 잃어버린 제 이름을 되찾는 일에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한편 부산시는 기장군 장안읍 효암리 산 1-1에 위치하고 있는 ‘아이봉수대’를 ‘이길봉수대’라는 명칭으로 지난 1995년 기념물로 지정했으나 울산시의 명칭 변경 요청에 따라 실태조사 및 문화재원회 심의를 거쳐 ‘이길봉수대’를 ‘아이봉수대’로 명칭을 바꿔 지난 6월2일 고시했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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