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문무대왕함" 진수식에서 영부인 권양숙 여사가 샴페인 2병을 구축함 선체를 향해 던져 터뜨리는 장면이 있었다. 이른바 "샴페인 브레이킹"이다.

 "샴페인 브레이킹"은 모든 선박건조회사에서 이뤄지고 있는 진수식 행사 중의 하나이지만 그 내력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않다. 최근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계에서 심심찮게 보여지고 있는 "샴페인 브레이킹"은 어디서 유래됐고, 의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샴페인 브레이킹"은 샴페인을 그물주머니에 싼 뒤 배위의 난간에서 늘어뜨린 줄에 묶고, 선박의 이름을 공표하는 사람(스폰서)이 이를 선체에 던져 터뜨리는 의식이다. 그물주머니는 샴페인의 파편이 튀어 다치거나 병조각이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현대중공업 문화부 조용수 과장은 "옛날 재래식 조선소의 슬라이딩도크에서는 배가 바다로 미끌어져 나가면서 얼음을 깨도록 했고, 그 이전에는 얼음 대신 죄수노예들을 배 앞에 세워놓았다"며 "인권존중시대로 접어들고 도크도 현대화되면서 지금은 이러한 관례가 없어졌지만 "샴페인 브레이킹"은 아마 이런 관례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박의 이름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면서 샴페인을 던지는 "스폰서"는 선주가 정하는데 여자가 대부분이다. 보통 자신의 부인이나 자신과 거래하는 금융업체 사장의 부인, 조선업체 사장의 부인을 스폰서로 정한다.

 국방산업의 경우 경비함 등 비교적 소규모 선박은 해군참모총장 부인 등이 스폰서가 되지만 문무대왕함은 영부인이 직접 스폰서를 맡았다.

 그나마 불황속에서도 한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선박업계에 "샴페인 브레이킹" 행사가 더욱 자주 열려주기를 현대중공업 직원은 물론 시민들도 바라고 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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