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야간 근무를 서고 있을 때 였다. 자정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급한 전화가 왔다. 40세 가량 되어 보이는 남자의 목소리로 자신의 칠순의 모친이 일행과 봄철 산행을 하던 중 산나물을 꺾다 해어져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는 신고였다.

 자초지경을 알아보려고 같이 산에 오른 일행을 대상으로 확인해보니, 아침에 산을 오르던중 산나물을 발견하고 뿔뿔이 흩어져 산나물을 채취하다 오후 경에 각자 하산하여 보니 일행중 할머니 한 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그렇게 친한사람도 아니라 집 연락처도 없고, 노인이라 휴대폰도 가지고 있지 않아 마냥 기다리다 소식이 없어 "그만 집에 갔겠지" 하고 안이하게 판단하고 모두들 집에 도착해보니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이였다.

 시간은 자정경으로 봄이라 할지라도 해발900m의 고산 기온은 분명히 영하의 날씨일 것이다. 고령의 노인에겐 자칫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 즉시 구조대를 편성해 수색을 실시하였다. 새벽부터 수색후 다음날 오전경에 신고자로부터 자신의 모친이 사고일 오후경에 하산하였으나 시간이 늦은 관계로 인근 도시에서 잠을 자고 집에 도착하였다는 내용이었다.

 다행히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한 등산객의 준비되지 않은 산행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마음조리며 걱정하였는지 그 등산객은 아마 모를 것이다. 산행을 하 는 등산객은 휴대폰과 가벼운 음식물 등 만반의 준비로 화사한 봄철 즐거운 산행을 만들어야 하겠다. (진형표·함양경찰서 경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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