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 다니다

나는 문득 떼지어 활짝 피어 있는

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다

호숫가 줄지어 늘어선 나무 아래

미풍에 한들한들 춤을 추는 수선화

영국의 서정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의 "수선화" 시의 일부다.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다른 이름으로는 수선 또는 설중화라고도 한다. 하늘에 있는 것을 천선(天仙), 땅에 있는 것을 지선(地仙), 그리고 물에 있는 것을 수선(水仙)이라고 했다. 원산지가 지중해 연안으로 비늘줄기는 넓은 달걀 모양이며 껍질은 검은색이다. 잎은 늦가을에 자라기 시작하고 줄 모양이며 끝이 둔하고 녹색 빛을 띤 흰색이다.

 꽃은 3~4월에 핀다. 포는 막질이며 꽃봉오리를 감싸고 꽃자루 끝에 꽃이 옆을 향해 핀다. 꽃잎 갈래조각은 6개고 흰색이며, 부화관은 노란색이다. 6개의 수술은 부화관 밑에 달리고 암술은 열매를 맺지 못하며 비늘줄기로 번식한다.

 수선화의 생즙을 갈아 부스럼을 치료하고, 꽃은 향유를 만들어 풍을 제거한다. 비늘줄기는 거담·백일해 등에 이용한다.

 수선화에 대한 이런 전설이 있다. 옛날 그리스 신화에 양을 치는 목동으로 나르시스라는 아름다운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양떼를 몰고 다니며 평화로운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년에게 자신의 얼굴을 보면 불행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어느 날 나르시스가 목이 말라 물을 먹으려고 시냇가에 엎드렸다. 그랬더니 물 속에 아름다운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자기의 그림자였지만 제 얼굴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 나르시스는 물 속의 아름다운 얼굴에 반해 양떼가 뿔뿔이 도망치는 것도, 서산에 해가 기운 사실도 잊은 채 물 속만 굽어보고 있었다. 나르시스는 연못 속에 비친 자기 얼굴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물 속에 빠져 죽었는데, 그 곳에서 수선화가 피었다고 한다. 수선화가 아직도 머리를 숙이고 발 밑의 자기 그림자만 보는 까닭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꽃말은 자기주의, 자기애, 자존심이다.

 수선화 종류에는 트럼펫형 수선화, 큰 컵형 수선화, 작은 컵형 수선화 , 겹꽃 수선화, 나팔수선화가 있는데 나팔수선화의 부화관은 나팔 모양으로 수선화 중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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