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있는 조선 왕실의 유일한 흔적인 울주군 범서읍 사연리(곡연마을) 태봉산의 태실이 조선왕조 9대 임금인 성종의 딸 경숙옹주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울산시 남구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회 박채은 연구조사위원(57·남구 무거1동)은 남구문화원이 발행한 "울산 남구문화" 창간호에서 "태봉산의 태실을 찾아서"라는 글을 통해 태실의 주인이 성종대왕의 여덟 번째 후궁인 숙의 김씨와의 사이에서 출생한 3명의 옹주 중 두 번째인 경숙옹주라고 밝혔다.

 박위원은 "조선의 태실 1권(1999, 전주이씨 대동종약원)"과 비문에 나와 있는 옹주의 생년월일(1483년 8월9일), 장태일시(1485년 8월6일)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위원은 조선시대 변방에 속하는 울산지역에 태실이 존재하는 이유를 "언양 남천과 반구대 대곡천이 어루어지는 지점인 곡연마을의 풍수지리적인 지세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전후 좌우 풍광과 조망이 확 트인 정상에 태실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30년전 도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를 담았던 항아리와 태지는 최근 개인 소장자로부터 매입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본 12398호)에 소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지에 따르면 경숙옹주는 성종 14년(계묘 1483) 8월9일 축시에 출생해 2년 뒤인 성종 16년(을사 1485) 8월6일 병시에 태를 묻었다고 전해진다. 옹주의 무덤은 남편인 여천위 민자방과 함께 현재 경기도 부천시 작동에 있다고 한다. 서찬수기자 sgij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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