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권 보장 방학 중 개최…경기력 저하 곳곳서 반발

“무더위에 태풍까지… 이래서 경기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올해 처음으로 8월에 열리는 소년체전 개최 시기를 놓고 체전 현장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명분 아래 당초 5월께 치러지던 소년체전을 올해부터 8월로 변경했다. 학기 중 대회를 실시할 경우 선수들이 불가피하게 수업을 빠지는 만큼, 방학 중 체전을 치르겠다는 것이 문광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체육계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한여름 땡볕 아래 경기를 뛰라는 말이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전국소년체전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불만을 성토하는 학부모들과 체육계 관계자들의 글이 현재 시시각각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대회 추죄측은 이같은 반발을 의식해 일부 실외경기 일정을 야간으로 변경하는 한편 의료진 배치와 급수확보, 냉방시설 확충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현장의 불만은 여전하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그냥 걷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날만큼 덥고 습한 날씨에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어떻겠느냐”고 반문하며 “수업을 빠지지 말라는 의도는 좋지만 행여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 코치는 “하루에 두 경기 이상을 치르는 아이들은 체력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여기에 대회 개막과 함께 들려온 태풍 소식도 관계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주최측은 경기 조정 등 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일부 선수 및 학부모들은 경기 일정·시간을 가늠하지 못해 한 때 문의가 잇따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선수단 사이에서는 “개최 시기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문광부의 발표 직후부터 제기된 우려가 고스란히 현실화되고 있다”며 “시기 조정이 안된다면, 아이들이 제대로 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김성수기자 ks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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