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유일 3관왕 역도 유망주 진장중 박진솔

“컨디션은 아침부터 좋다고 하더라구요.”

장녀 진솔이가 역도 3관왕에 오르자, 아버지 박상언(40)씨의 입이 귀에 걸렸다. 13일 전국소년체전 역도 53㎏급에 출전한 박진솔(진장중 3·사진). 박진솔은 이날 인상에서 66㎏을 들어올린데 이어, 주종목인 용상에서도 84㎏을 기록해 인상·용상·합계를 모두 휩쓸었다. 울산 선수단의 첫 3관왕이자 유일한 3관왕이다.

지금은 역도계에서 최대 유망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만큼 최강자로 통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아버지 박씨는 “진솔이가 어렸을 적부터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엘리트체육을 시켜볼까 생각하던 중 홍순천 감독과 허준 코치가 ‘역도를 시켜보자’고 제안해왔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박씨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 크지도 않은 체구에 역기를 든다는 것이 불안했고, 무엇보다 여자아이가 역도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고.

“절대 역도는 안된다”고 고개를 젓던 박씨를 설득한 것은 홍 감독과 허 코치의 열성이었다. 박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집을 찾아오는 이들을 보고 “그럼 딱 3개월만 시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말았다.

그 이후는 박진솔의 천하였다. 첫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박진솔은 출전하는 대회마다 1, 2위를 다투기 시작했다. 박진솔을 훈련시키는 감독·코치도, 주변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고. 체육계에서는 박진솔의 이같은 선전을 두고 “감독과 코치의 헌신이 결실을 맺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홍 감독은 대회 개최를 석달 앞두고 아예 박진솔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식단 및 일정을 직접 관리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같은 바람이 전해졌을까. 장미란을 가장 존경한다는 박진솔의 꿈은 ‘우리나라 최고의 역도 선수’다. 박진솔은 “그동안 체육회 등 관계자분들의 격려가 끊이지 않아 힘이 났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운동해 최고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울산시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진솔이는 훈련 중 상처가 나도 싫은 소리 한 마디 하지 않을 만큼 속이 깊은 아이”라며 “진솔이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글=김성수기자 kss@ksilbo.co.kr

사진=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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